140자 소설 Smoking

140자 소설 
곽재식 지음, 방아깨비 그림/구픽


 

그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한다는 생각에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나는 한 번이라도 이겨 보려고, 일부러 시큰둥한 척한다.
그녀는 점점 더 실망하더니 나를 아예 떠나 버린다.
괜히 좋은 걸 봐도 표정이, 기분이, 이상하게
시큰둥한 버릇만 평생 남았다. (075)



말 그대로 짤막짤막한 이야기가 99편 실렸다. 시시한가 싶으면서도 인간적이고 따뜻하다. 긴 이야기가 읽히지 않을 때 손에 들면 좋은 친구가 되어줄 듯. 금세 읽혀 아쉽다면 스스로 짧은 소설을 써 봐도 좋겠다. 옳거니, 당장 시도.


왼쪽 옆구리, 갈비뼈 4번 정도 지점에 종기가 났다. 날이 갈수록 크게 곪더니 뜨끈뜨끈 존재감을 과시하며 아팠다. 마침 김소인이 내 집에 왔을 때, 샤워하려고 같이 옷을 벗던 참에, 이렇게 말해 보았다. “너 이것 좀 짜줘라.” 한번 슥 보더니 김소인이 말한다. “앗, 징그러.” 김소인이 나를 사랑하지 않음을 그때 알았다. 이후 종기는 조금 더 건재하다가 어느 순간 제풀에 꺾여 사그라들더니 조그마한 뾰루지로 남았다. 고름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안으로 들어갔나 보다. 칼처럼. 왼쪽 갈비뼈 4번 정도 지점.


이렇게 칼을 품은 사람이 됐다는 호러... 한편, 일러스트 그린이가 방아깨비 님이다. 에고 반가워라.



덧글

  • 최세희 2019/06/26 11:53 # 삭제 답글

    재밌을 것 같아 이 책 살거에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용~
  • 에르고숨 2019/06/26 12:59 #

    요새 구픽출판사 배지+코스터 증정하는 귀여운 이벤트도 있더라고요. 참고하세용~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63123&start=pbanner
  • 최세희 2019/06/27 16:09 # 삭제

    앗, 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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