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크로스 +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NoSmoking

SF 크로스 미래과학 - 8점
김보영 외 지음, 허정은 그림/우리학교


서지분류 교양과학이라 SF작가들이 쓴 에세이일 줄 알았다. 웬걸. 아주 짧은 소설들이 한 가득으로, 예상치 못했던 보물 상자다. 감각확장이나 인공신체,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우주 등등 주제별로 묶인 작품들이 무척 사랑스럽다. 해설 하리하라 님에 지은이는 김보영, 김창규, 곽재식, 박성환 님. 이 작가들이 동시대에 있어 뭐랄까, 참 행복하다. 널리 많이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발췌문은 김보영 작가의 「또 하나의 가족」에서 가져온다. 인간 아기를 돌봐주고, 인간 장애를 보완해주며 평생 친구, 가족이 되는 로봇 얘기다.


“어른들은 주노처럼 착하지 않아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야단치고, 때리고, 괴롭혀요. 주노는 그러지 않아요. 주노는 한결같아요. 어른들은 한결같지 않아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귀찮아해요. 주노는 날 귀찮아하지 않아요. 주노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받아 주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않아요. 주노가 로봇이든 인간이든 무슨 상관이에요? 나는 늘 누군가에게 지지받고 보호받는다고 느껴요. 그게 나를 강하게 해요.” (154-155, 김보영,「또 하나의 가족」)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 8점
김보영.박상준 지음, 이지용 감수/지상의책


<SF 크로스 미래과학>이 주제별 단편들 모음이라면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장편 ‘형식’을 빌린 SF+과학 설명서다. 등장인물만 보아도 SF작가 지망생, SF덕후, 천재 공대생, 미래에서 온 로봇, 문화부 기자, 영화제 스태프다. ‘밤샘 고전 SF 단편 영화제’에서 만나 벌이는 하룻밤 토론이다. 토론 주제로, (종종 그렇듯 나는 몰랐지만) 책 기획 과정에서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수집했단다.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 곰곰…… 과학이 더 발전하면 인간성, 이 보잘것없는 인간다움이 만들어온 나쁜 것들 예컨대 차별, 불평등이 사라지게 될까요, 정도? 음. (종종 그렇듯 나는 몰랐지만) 좋은 기획. 귀여운 구성. 보아야 할 SF 작품 목록이 느는 점도 미덕(?주의!)인 교양과학서,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다.


<흉폭한 입> 고마쓰 사쿄, 1969
《토탈 호러 1》에 수록된 이 소설은 자기 자신을 먹어 치우는 사람의 이야기야. 그 사람은 자신의 다리, 팔, 내장을 기계로 바꾸며 하나씩 먹어 치우다가 결국 뇌까지 먹어 치우지. 마지막에 그 사람은 기계 부품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 그럼 그 사람은 어느 시점까지 사람이었을까?
《바이센테니얼 맨》아이작 아시모프, 1976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주인공 앤드류는 인공두뇌에 충격을 받고 창조성을 갖게 된 로봇이야. 이 로봇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이 왜 인간으로 대우받을 수 없는지 고민하다가 자신의 부품을 하나씩 유기 물질로 교체하기 시작해. 그러다 결국 200세 생일에 자신이 인간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죽음을 맞이하지.
자, 그럼 앤드류는 어느 시점까지 로봇이었고, 어느 시점부터 인간이었을까? (36-37, ‘상덕의 SF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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