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의 천재들 NoSmoking

미루기의 천재들 
앤드루 산텔라 지음, 김하현 옮김/어크로스


미루다가는 영영 못 쓰겠다 싶어 쓰는 독후감. 꾸물꾸물 빈둥대며 스파이더 카드 게임하는 동안 ‘창조적 영감의 순간’(띠지) 같은 것은 오지 않았다. (단지 꿈에서도 카드를 맞추고 있었을 뿐.) 미루기를 좋아하는(? 잘하는) 저자가 미루기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썼을 거라는 사실은 읽기도 전에 알았다. 자고로 ‘아직’ 쓰지 않은 글이, ‘아직’ 출판하지 않은 책이, ‘아직’ 그리지 않은 그림이, ‘아직’ 만들지 않은 장치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가설이 완벽한 법. 그 ‘아직’ 동안 하는 다른 모든 일들이 꼭 무용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역설하리라는 사실도 어렴풋이는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 왜 읽었을까? 간단하다. 다른 책 읽기를 미루다가. 흡. 저자 또한 다른 책 쓰기를 미루다가 이 책을 썼을 거라 장담한다. 덕분에 다윈, 릴케, 포, 아우구스티누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리히텐베르크, 드보르 등 걸출한 미루기 대가들과 (조심. 미룬다고 대가가 되는 건 아니다.) 저자 산텔라를 만났다. 제니퍼 이건이 추천글을 이렇게 썼던데. ‘무심한 듯 박식하다.’ 동감이다. 테일러 식 시계장치로 조여 오는 실용주의 혹은 자본주의에 이렇게 반항…… 너무 거창한가. 원제는 간결하고도 역설적인 ‘Soon’인가 보다. 곧. (지금은 아니고, 아마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훗날 유익한 결과를 낳을 하나의 시작이다. 그렇다, 나도 해야 할 일을 하며 착실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러는 대신 서랍의 연필 넣는 칸을 정리한다면… 그 결과로 어떤 놀라운 일이 발생할지 누가 알겠는가? 정말 해야 하는 일이나 하며 하루를 보낼 만큼 내게 여유가 있을까? (172)



 

덧글

댓글 입력 영역


moon

CURRENT MOON

뉴스타파

알라딘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