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루뭄바를 죽였는가 NoSmoking

누가 루뭄바를 죽였는가 
에마뉘엘 제라르.브루스 쿠클릭 지음, 이인숙 옮김/삼천리


 

파트리스 루뭄바(Patrice Émery Lumumba, 1925년 7월 2일~1961년 1월 17일)는 콩고 민주 공화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다. 1960년 6월 24일 부터 1960년 9월 20일까지 콩고 민주 공화국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 (위키백과 중)


‘내가 안 죽였어!’라고 답할 사람이 적어도 스무 명은 된다. (동쪽)콩고, 유엔, 벨기에, 미국의 정치인·지도자·관료 들이 그들이다. 콩고가 벨기에로부터 독립하던 1960년, 콩고 국내·외 세력 간 견제와 이권 다툼이 루뭄바의 죽음으로 표상되는 것도 같다. 저자들은 루뭄바 살해를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비유한다. 그보다 마침맞은 이야기도 없겠다 싶다. 모두가 가담했지만 그중 누가 치명타를 가했는지 모르고, 따라서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 같으며 나아가 마치 범죄가 없었다는 식의 이야기. 1961년 1월 17일 콩고의 엘리자베스빌(현 루붐바시) 근처 외딴 곳, 비로 축축해진 붉은 흙길 위 총살 장면에 이르기까지 저자들을 따라 돌고 돌아온 길이 구만 리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들이 참고한 자료 목록이 어마어마하다.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비장하지 않게 서술한 듯하다. ‘우리가 살펴보게 될 1960년 콩고 정치사에는 경쟁 관계에 있던 네 부류의 관점이 뒤섞여 있다. 경험이 없는 콩고의 미숙한 정치인들, 옳은 말을 하지만 허점투성이인 유엔, 오만하고 파괴적인 미국, 제국의 특권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던 벨기에의 노련한 관료들이 그들이다.’(10) 벨기에를 일본으로, 콩고를 한국으로 바꾸면 거의 우리 얘기가 되기도 할 터다. 루뭄바가 살해당하지 않았더라면 (모부투 같은) 독재의 길을 걷지 않았으리라 장담할 수야 없지만, 죽고 또 죽는 (시신을 파내어 다른 곳에 묻었다가 다시금 파내어 훼손) 장면은 참 가슴 아프다.


독립 이전 벨기에가 콩고에서 행한 패악질을 생각하면 ‘벨기에는 썩 물렀거라’했으련만 그들을 통해 이익을 보는 지역 집단이 있었으니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게다. 우리 친일파들을 생각해봐도 그렇듯. 동남부 광산 지역 카탕가는 벨기에와의 연을 끊을 생각이 없어 분리를 희망하고 그들과의 내전에 유엔은 별 무소용, 루뭄바가 외교력을 발휘하여 소련의 힘을 빌리니, 공산주의라면 화들짝!하는 유엔과 미국이 그대로 있을 수는 없겠고, 이처럼 서방과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루뭄바의 콩고라면 못 참겠고, 손대고 코 풀고 싶지는 않아서 루뭄바를 카탕가로 보내 ‘처리되게’…… 등등. 눈엣가시였던 루뭄바를 해치우자는 데는 국제세력이 암묵적 동의를 한 셈으로, voilà, 암살이다. ‘제국의 말을 동원하여 주인을 겁주는 데 쓸 줄 알았’(50)던 루뭄바가 돋보이는 건 틀림없다. 1960년 6월 30일 콩고 독립선포식에서 루뭄바가 한 연설 중 일부를 옮겨놓는다.


이제 함께…… 우리는 흑인들이 자유 속에서 일할 때 이룰 수 있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 줄 것이고, 콩고를 아프리카 전역을 비추는 햇빛의 중심이 되게 만들 것입니다. …… 우리는 자유로운 생각에 대한 억압을 끝내고 반드시, 모든 시민이 프랑스 인권선언이 예견한 기본권을 온전히 누리게 할 것입니다. …… 우리는 총과 칼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마음과 의지를 통한 평화로 이 나라를 운영할 것입니다. (…) 이것이 제가 완전한 독립을 이룬 이 감명 깊은 날에 정부의 이름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독립과 아프리카의 통일 만세! 독립 자주국가 콩고 만세! (54-55)



18쪽 지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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