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된 독서 NoSmoking

감염된 독서
최영화 지음/글항아리

감염내과의사 최영화의 에세이. 정확히는 전공을 살린 서평 모음집이다. 제목 참 잘 지었다. 페스트, 장티푸스, 옴, 에이즈, 콜레라, 말라리아, 천연두, 결핵 등 감염병이 소재로 등장하는 문학작품을 언급한다. 짧은 꼭지들이 싱거운 듯 담백한 듯. 그러면서 가끔 아재/아줌 개그도 없지 않다. 각 작품 발췌문은 원작으로 만나고픈 생각도 들게 해, 당장 이태준의 『무서록(無序錄)』은 보관함에 넣었다. 범우사 (새)문고판이 아직 판매중이라 기분 좋다. 『문장강화』도 여태 완독하지 못한 주제에.


『무서록』중 「병(病)」에서, ‘하 생활이 단조로운 때는 앓기라도 좀 했으면 하는 때가 있다.’(133) 같은 문장을 접했을 때 의사로서 얼마나 반가웠을지, 또 이태준이 ‘앓고 싶은 감염병’으로 제시한 병에 대해 ‘좋은 선택입니다.’(135)라고 덧붙일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간다. 해당 병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그에 대한 이태준의 글도 최영화의 글도, 감히 내가 툭 말해버리기에는 너무 아름답거든. 아주대 의료원 소식지에 실었던 칼럼을 모아 묶은 책이라 한다. 진료와 교육 생활 단편도 조금씩 보이는 게, 과연 아주대 의료원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소식지였겠다.

그리고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 마침내 606번째 화합물에서 목적을 이룹니다. 살바르산을 발견한 거지요. 606번째 화합물! 이제는 파울 에를리히와 연결되어 그의 업적으로 남아 있지만 나와 학생들은 이 대목에서 갑자기 샛길로 빠집니다.
“자 여러분! 606번째 화합물까지의 실험입니다. 대단하지요? 500번에서 멈출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끝내 갔지요. 그런데 이 실험은 누가 했을까요? 에를리히 선생이 했을까요?”
“아니요.”
학생들은 우렁차게 대답합니다.
“그럼 누가 했을까요?”
“조교들이요.” (216-217, 이름을 남기지 않는 사람들:『반 고흐, 영혼의 편지』와 항생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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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다 제가 두 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HIV는 감기처럼 마구 전염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 빌어먹을 것이 꽤 까다롭게 굴거든요.” (118)<감염된 독서>를 읽다가 감염되어 사 두었던 <푸른 알약>이다. 푸른 알약은 에이즈 치료제다. 에이즈 보균자와의 커플 생활이 담겼다. 작가의 솔직함 심정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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