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왕이 온다 Smoking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arte(아르테)


(스포 있음)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사는 젊은 가정에 귀신이 찾아온다. ‘보기왕. 사람을 납치해서 산으로 데려가는 괴물’(242)이란다. 가족을 지킨다고, 가정을 최우선시한다고 과도하게 떠벌리는 남편이 1부 화자다. 부적을 사 걸고 유난떨며 ‘육아아빠’인 자신의 가정적임을 과시하는 게 이상하다 했다. 부인의 생각을 넘겨짚으며 통제하고 자신이 곧 선인 ‘인형의 집.’ 2부에 부인이 화자로 오면서, 아, 역시, 했다. 역시.


여기는 감옥이다. 남편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감옥.
나와 딸은 그의 죄수…… 아니, 노예다. (185)


귀신이나 부적, 퇴마사 같은 것에 크게 공감하지 못해 심하게 무섭지는 않았으나 결국, 귀신을 불러온 게 대대로 이어진 가정폭력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사회 호러물’이랄까. 내게는 귀신보다 결혼제도가 호러라서. 최근,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는 의견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설문조사결과가 있었다. 예전엔 소수의견쪽이었던 사람으로서 뭔가 든든해지더라. 꼭 결혼이 아니어도 동반자 관계, 출생이나 입양이 여러 형태로 인정되기를, 까지 생각한 게 어제 새벽이다. 보기왕 가더니 모기왕이 와서 잠을 못 잤다. 입동이라는데. 철모르는 모기님들 같으니.

부적이 같이 왔다. 현관문에 붙일까 하다가 일단 찰칵. ‘택배는 문 옆에 두시면 됩니다’보다 좀 센데...



덧글

  • 解明 2018/11/07 23:48 # 답글

    누군가를 내쫓기보다 더 들어가고 싶게 하는 부적이라서 효과가 없을 듯싶습니다. ^-^;
  • 에르고숨 2018/11/08 11:28 #

    누군가를 웃기는 효과도 없을까요? (부적무소용으로 밝혀져.) 붙이지 않는 걸로 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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