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의 메아리 Smoking

죽은 자들의 메아리 
요한 테오린 지음, 권도희 옮김/엘릭시르


스웨덴 욀란드 섬 가을이다. ‘비수기’ 섬의 쓸쓸한 정경. 으슬으슬 춥고 안개가 짙다. 온통 잿빛일 듯한 배경과 어울리는 어두운 사건을 그린다. 꼬마 옌스의 실종이다. 20년이 흘렀다. 아이를 잃은 엄마 율리아와 외할아버지 옐로프에게는 고통에 짓눌린 세월이다. 옌스의 조그만 샌들 한 짝이 우편으로 옐로프에게 도착하면서 사건을 다시 파헤치게 된다.

‘모든 것은 내 머릿속에 있다’는 식의 과묵한 주인공의 현재가 한 편에 있고 범인(들)의 과거 실상이 전개되는 진행이 다른 편에 있다. 단서를 가진 채 죽거나,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현재 진행 때문에 답답한 마음을 후자가 벌충하는 셈이다. 당연히, 따로 가던 이야기는 끝에 만나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아이를 잃고 무기력해진 여인 캐릭터는 전형적이고, 몸이 성치 못한 노인은 너무 혼자서만 과묵하게 ‘탐정놀이’한다만. 퍼즐을 완성하고 나서는 두 사람도 변하리라는 조짐이 보인다. 그러니까,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말이다. 한강 문장을 빌려오면,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한강, <소년이 온다>). 과거에 꽁꽁 묶어 있던 삶이 비로소 미래로 풀려나가리라는 예감의 대단원. 스텐비크 별장과 보트창고에 온기가 돌아오리라는 생각에 조금은 덜 추워진다.


“난 과거에 묻혀 있지 않고…… 앞을 보며 살아가려고 노력했어요. 이제까지는 잘되지 않았는데, 이번 가을에는 나아진 것 같아요. 조금이긴 하지만요. 이제 마음껏 슬퍼할 수 있게 됐거든요……. 예전에는 그러지 못했죠.”(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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