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이브스 + 신의 망치 Smoking

 

뭐하면서 꿈지럭대느라 독후감도 하나 올리지 않느냐고…… 아무도 추궁하지 않았다. 바쁘지는 않았다. 읽었다. 여름이 끝나서 섭섭하다고 입을 떼려다가, 아뿔싸. 여름 따위, 지구가 생난리인걸. 달이 폭발하거나 소행성이 날아드는 천재지변. 살려고 혹은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SF 읽고 오니 세상 조용하구나. 자장가 같은 귀뚜라미 소리 사랑스럽고, 흡. 안녕 지구 가을.



 세븐이브스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 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단도직입. ‘달이 폭발했다.’(1권 9쪽)가 첫 문장이다. 화끈해라. 이어지는 화이트스카이와 하드레인을 겪어내는 지구와 인류 이야기 되겠다. 지구에서 벌어질 대참사를 피할 인류 대표자들을 ‘추첨’해 우주로 띄워 올리는 게 1권. 본격 우주 생활과 새 정착지 도착이 2권. 지구 ‘리모델링’ 및 귀환이 3권이다. 5천 년 스케일 멋지다. 1권에서 뿌려놓은 밑밥을 5천 년 후에 거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구를 싹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길고도 험난한 이야기. 긴 시간을 읽으면 늘 드는 생각이, 인생 참 덧없다, 다. 그러면서도, 그러니까 하루하루 재미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모스 부호 배우고 싶고. 위시리스트는 늘고. 임신도 아니면서 뱃살도…… 쿨럭.


“우리가…… 스스로 임신하게 할 수 있다고?” 테클라가 말했다.
“응. 루이사만 빼고 전부.”
“내가 어머니도 되고 아버지도 되는 아이를 가질 수 있다 이거지……” (2권, 469)



 


 신의 망치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아작


(세븐이브스로 눈 버린 독서) 지구를 위협하는 게 애걔, 겨우 아령 모양 소행성 하나다. 달이 부서져 지구로 쏟아지는 <세븐이브스>에 비하면 영 싱겁다만. <세븐이브스> 1, 2권을 읽고, 3권이 배달돼 오는 사이 읽어 더 그럴 거다. 게다가 20여 년 앞선 작품이기도 하고. ‘소프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과연 <세븐이브스>가 ‘하드 SF’이긴 했나 보다. 온갖 장치와 설비와 최첨단 기술 설정을 읽던 눈에는 신의 망치도 퍽 귀엽게 보이니. 지구 보호를 방해하는 종교 세력, 땅콩 소행성 위 화산 폭발, 하하하하…… (‘귀엽다’고 해서 미안합니다, 클라크 선생님. 귀여우십니다. 이게 다 <세븐이브스> 탓입니다. 아무튼 한 번 더 지구를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싱 선장은 손을 내밀었다.
“행운을 빕니다, 콜린 경. 경과 함께 가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만, 선장은 우주선과 함께 있어야 하는 법이라서요.” (255)


신의 스패너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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