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 쓰는 40자평과 발췌문 NoSmoking

어느 애주가의 고백 - 6점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이덕임 옮김/스노우폭스북스


술을 끊는다는 건 삶에서 커다란 부분과 안녕을 고하는 일, 술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와 이별을 고하는 것이다. 음주가에게 그것은 피해자이자 인정받지 못한 자의 이야기이며, 자신의 우월함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한 분노와 무력감의 이야기다. (163)

미안하지만 술 마시면서 읽었다. 저자에게는 건투를 빈다.


이탈리아 구두 - 10점
헤닝 만켈 지음, 전은경 옮김/뮤진트리

나는 배신당할까봐 두려워 내가 먼저 배신했다. 얽매이는 관계에 대한 두려움,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강한 감정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나 나를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 알아내야 해. 내가 왜 살다 가는지 죽기 전에 알아내야 해. 아직 그럴 시간이 남아 있어. (331-332)

프레드리크가 왜 살다 가는지 스스로 알아내는 이야기. 뭉클.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10점
코디 캐시디 & 폴 도허티 지음, 조은영 옮김/시공사

좋은 소식은, 당신의 마지막 순간이 아주 멋지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구에서 보면 당신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빛으로, 어떤 별똥별보다 밝게 빛날 것이며 낮에도 보일 겁니다. 그리고 별똥별처럼, 적어도 처음에는 당신 몸의 그 어느 한 조각도 지구까지 내려오지는 못합니다. 대신 이온화된 플라스마가 공중에 퍼지겠지요.
그러나 마침내 외로운 핵이 잃어버린 전자의 대체품을 찾아 다시 완전한 원자가 되면, 역사상 가장 높은 곳에서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한 당신의 기록을 마무리 짓기 위해 땅에 흩뿌려질 겁니다. 당신의 몸에는 수많은 원자가 있으니 적어도 그중 하나는 대기를 떠돌며 모든 이의 숨결에 물들겠지요. 영원히. (111-112, '우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한다면?')

부고에서는 못 보는 진실들로, 엄연한 과학책이다. 유익한데다 깔깔 유머도 있음.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 8점
매트 리스 지음, 김소정 옮김/휴먼앤북스(Human&Books)
 

“사람들이 볼프강은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자주 있었죠. 웃음소리가 약간 미친 것 같은데다 흥분하면 팔짝팔짝 뛰어다니니까요. 하지만 볼프강에게는 특유의 지적인 면이 있었죠. 그는 새롭게 떠오르는 계몽주의 철학자들을 숭배했어요. 이성과 평등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믿었고, 인간의 영혼이 교회나 제왕의 권위보다 위대하다고 주장했으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볼프강은 계급제도를 반대한 셈이죠. 그는 각자의 재능으로 사람을 평가했고 그 사람의 특성만 보았어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마찬가지였죠. <마술피리>에는 그의 이런 생각들이 담겨 있어요.(…)” (70/410)

어디부터 허구인지 모르겠으나, 더 살갑고 훌륭해진 페미니스트 모차르트.



덧글

  • 2018/07/23 06:36 # 삭제 답글

    문준님이 있는 동안에 술만 마시지 않고 여전히 책 많이 읽으셨군요! ㅎㅎ (이건 글 올라오자마자 읽고 쓰려던 덧글, 못했지만요)

    이탈리아 구두 덕분에 사서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실물 예쁘네요, 서늘하니.. 자꾸 가슴이 먹먹해져서 덮었다 폈다 (전자책이지만) 하고 있어요. ㅎㅎ
  • 취한배 2018/07/31 00:20 #

    모두 문준 서울 안착 전에 읽은 것이고 이후로는 0권 읽었어요!ㅋㅋㅋㅋ 여행도 다녀오고 정신 좀 차리니 7월이 끝나가네요? 포 님도 한국 더위 맛 보셔야 하는 건데, 힝. ㅎㅎ

    이탈리아 구두 지금쯤은 다 읽으셨겠군요. ㅇㅇ에게 구두 보여주는 맨 마지막 장면 (무슨 스포라고 이렇게까지;;ㅎㅎ) 정말 귀엽고 슬펐죵?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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