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Smoking

기러기 - 6점
모리 오가이 지음, 김영식 옮김/문예출판사

 

‘모리 오가이는 나쓰메 소세키와 더불어 일본 근대문학의 두 거봉으로 존경받는데도 우리나라에는 별로 소개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

 

재미가 없기 때문 아닐까.(내 생각 중) 「기러기」는 전형적인 ‘첫사랑 소설’ 이상도 이하도 아니면서 괜히 기분만 나빠지게 한다. 19세기라는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독자가 남자뿐인 양, 다른 쪽 성은 대상화된다. ‘별로 소개되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을 유물이라 생각한다. 『산월기』 역자가 링크해준 「성적 인생」을 보기 위해 참고 다 읽었다만, 지루해서 혼났다. 매력 없다. 한 사람의 인생, 더 나아가 ‘성적 인생’이라면 화자나 등장인물이 궁금해져야 다가올 텐데 미안하지만, 무매력의 소유자 모리 오가이다.

「성적 인생」 화자가 싫어했던 룸메이트 와니구치를 회상하는 장면을 발췌 문장으로 고른다. 작품 속 저자-화자도 말하듯이 본인에게 부족한 점이 ‘정열’이다. 지성이 정열을 고갈시켰다는 자평. 하지만 증오도 정열 아닌가. 젠체하는 엘리트 어깨가 약간은 인간미를 갖는 지점이지 싶어서. (이런, 재채기.)


와니구치의 성격은 평소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권위에 굴복하지 않았다. 남과 억지로 타협하는 법이 없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그가 아무것도 신성하게 여기지 않으므로 옆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그가 각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시닉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키온(kyon, 개)에서 나왔다. 견학(犬學)이라는 번역어가 있으니 ‘개 같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개가 더러운 것에 코를 처박는 것처럼, 개 같은 사람은 무엇이나 더럽히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신성한 것을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신성한 것을 많이 가진 만큼 약점이 많다. 고통도 많다. 개 같은 사람을 만나면 당할 수밖에 없다. (294-295/394,「성적 인생」)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에, ‘개가 할 말은 아니지’라고 응대했던 글이 알라딘 서재에 있었다...


덧글

  • 解明 2018/06/28 22:46 # 답글

    <기동전사 건담>에서 기렌 자비가 "내 동생, 제군들이 사랑하던 가르마 자비는 죽었다! 어째서인가!!!"라고 연설하던 모습을 TV로 지켜보던 샤아 아즈나블이 "철부지니까"라고 냉소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인용문과 본문의 자연스러운 연결이로군요.
  • 취한배 2018/06/28 23:01 #

    ㅋㅋㅋㅋㅋㅋ(아는 장면이면 좋겠는데, 몰라도 웃겨요)ㅋㅋㅋㅋㅋㅋ(고맙습니다;)
  • 2018/07/01 02:19 # 삭제 답글

    오, 그런데 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 라고 첫문장을 읽으며 생각했는데 바로 답변, 아.. 했습니다 ㅋㅋ 발췌분도 눈에 잘 안들어오긴 하네요. 아 덥네요! 더위 조심!
  • 취한배 2018/07/01 03:32 #

    일본문학 문외한 주제에 제가 최근 욕심을 좀 냈던 탓인지... 이 사단이 났네요. 미시마 유키오 추천사에 혹했다고는 해도 모리 오가이가 제게는 무매력이었어요.ㅜㅜ 포 님은 일찌감치 거르심;;ㅎㅎ 넹, 더위 조심하세요~ (오후 내내 땀 질질 흘리고 들어와 샤워한 새벽은 정말 짱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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