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기계 Smoking

금색기계 - 10점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율법은 먼 옛날 사람이 멋대로 정한 거잖아요. 어머니, 저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저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정으로 말을 꺼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왜 안 되나요?”
“그건…… 그건……, 율법이기 때문입니다.”
“율법은 바꾸면 되잖아요. 바꿀 수 있지요?” (241/536)


1547~1747년에 걸친 이야기. 200년의 고독이라고 해도 되겠다. 죽고 죽이는 한 세대가 끝나면 다음 세대가 나타나서 죽고 죽이며 또 다음 세대가 나타나서 죽고 죽인다. 처단은 원한을 낳고 복수는 또 처단으로 이어진다. 원한과 복수 200년쯤 보면…… 덧없다. 세월의 덧없음은, 긴 시간을 함께 봐온 존재가 있어 더 강렬해진다.

금색님이다. (C3PO가 자꾸 떠오르는 걸 애써 모르는 척 했다.) 생물학적으로(?물질적으로) 죽을 수 없고 자신의 의지로도 절멸할 수 없는 금색기계. 여자이기도 하고 남자이기도 하다. 달에서 왔다고도 하고 신이라 불리기도 한다. 중요하지 않다. 목격자라는 게 핵심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소.”라고 말해주는 <유년기의 끝> 오버로드나, 모든 것을 기억하는 <기억의 천재 푸네스>와도 비슷한 느낌으로 감동적이다.

장이 바뀔 때마다 제시되는 년도를 잘 봐야 한다. 보게 된다. 뒤죽박죽 순서가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년도 순서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세월은 결국 반복과 변주일 테니까, 금색님과 우리가 함께 보아온 200년이라는 시간은.


“혹시 제가 원수를 갚지 않겠다고 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저는 여기에 앉아 긴 꿈을 꿀 겁니다. 그대는 집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그것이 제일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적도 한편도, 언젠가는 한데 어울려, 의좋게 지내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지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힘을 빌려주시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대신에 금색님은 용서하겠습니다.” (426-427/536, 강조는 원문)




덧글

  • 2018/06/27 07:30 # 삭제 답글

    오 저도 이거 장바구니에 들어있어요! 이번에 사려다 못샀는데 ㅠ 적립금 기한 놓쳐버려서 ㅠㅠ 배님보다 먼저 읽는 최초의 책이 될 뻔 했는데 아쉽네요. 암튼 덕분에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땡투할게요 ㅎㅎ
  • 취한배 2018/06/27 12:33 #

    아이고, 아쉬워라!ㅋㅋㅋㅋ 정말, 그놈의 적립금 기한 잠시 잊어버린 사이 끝나버리고 막 그래요.ㅜㅜ 적립금 혜택 없을 때 사면 괜히 손해 보는 것 같고. 힝. 천천히 만나용. 읽을 책은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잖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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