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Smoking

문맹 - 10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한겨레출판


뼈 같다. 부제가 ‘자전적 이야기.’ 군더더기 장식 취급하지 않는 스타일은 ‘문맹’에서 왔음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던져진 언어 환경, 적어(敵語) 프랑스어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모어가 ‘지구상에서 악마가 숭배하는 단 하나의 말’(시쿠 부아르키, <부다페스트>)이라는 헝가리어였음을 잊고 읽고 살았다. 무례하기도 하지. 크리스토프 작품은 ‘쉬운’ 프랑스어 읽을거리가 되어 주었기에. 간결한 문장이 품은 강렬한 이야기를 걸신처럼 먹기만 했지 작가의 아픔을 이처럼 깊게 여겨보지는 않았던 듯하다. 단지 작가가 쓴 언어로 직접 만나왔음에서 오는 묘한 친밀감에, 2011년 타계했을 때 꽤 큰 상실감을 느꼈다는 정도. 아픔, 그렇지. 뼈 같은 아픔. 숭숭 뚫린 구멍까지 아픈.



나는 태어날 때부터 프랑스어를 쓰는 작가들처럼은 프랑스어로 글을 결코 쓰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쓸 것이다.
이 언어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운명에 의해, 우연에 의해, 상황에 의해 나에게 주어진 언어다.
프랑스어로 쓰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강제된 일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한 문맹의 도전. (112-113, ‘문맹’)



<어제> 제시(題詩) + <문맹> 34쪽,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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