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문 Smoking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오공훈 옮김/시공사


제목으로만 보면 레이 브래드버리가 아닐까 싶은 낭만성. 그러나 로버트 하인라인이어서, 로맨스+시간 여행+애묘물이다. 1957년에 하인라인이 내다본 1970년과 2000년을 구경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오래된 미래’이겠는데, 1970년에는 냉동 수면이, 2000년에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했다). 립 반 윙클마냥 혼자 잠들었다가 먼 미래에 깨어나는 상황으로 보자면 1970년 냉동 수면도 일종의 시간 여행일 수 있겠다. 그러니까 2000년의 시간 여행은 과거로 이동함을 예상할 수 있겠고. 어떤 이는 두 가지를 다 하기도 한다. 우리의 주인공 댄 데이비스 말이다. 작품에서 권총이 등장하면 발사되어야 하듯, 타임머신 밑밥이 나타나면 그리 되어야 하는 거다.


1970년에 배반당하고 잠들었다가 2000년에 깨어나 30년을 읍읍읍읍. 그리하여, 데이비스의 복수는 짜릿하고 고양이는 부드럽고 로맨스는…… 싫다. 공학 엔지니어가 주인공인 SF이면서 로맨스 요소에는 늙은 남자 판타지를 넣어놓은 격. 형사물이나 SF에서 로맨스가 끼어들면 나는 참 싫은데, 가만 생각해보면 로맨스야말로 정말 쓰기 힘든 ‘장르’인 듯도 하다. 타인을 섬세하게 이해하려 하고 배려하려 해야 잘 쓸 수 있는 요소, 아마도. 매일 문을 열며 오늘은 여름인가, 지켜보는 5월에 읽었다. 하인라인(1907. 7. 7~1988. 5. 8)이 긴 ‘수면’에 든 5월 8일이 꼭 30년 전이다. 수면을 끝내고 어디선가 조용히 깨어났다면, 하인라인이 보게 되는 현재는 어떤 느낌일지? 타송(타임머신 없어 죄송).


나는 나만의 여름으로 가는 문을 찾았으며, 잘못된 역에서 내리게 될까 두려워 더는 시간 여행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만약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 과거보다는 미래로 가라고 충고하리라. ‘과거’는 긴급한 경우에만 돌아가라고 말할 테다. 미래가 과거보다 더 나으니까. 비관론자, 낭만주의자, 반지성주의자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환경에 적응하려는 인간의 마음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니까. 손으로…… 도구로…… 상식과 과학과 공학으로 말이다. (319)


여름으로 가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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