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을 읽다+HOW TO READ 다윈 NoSmoking

종의 기원을 읽다 - 8점
양자오 지음, 류방승 옮김/유유


양자오 선생의 <종의 기원을 읽다>를 읽다. 보통 ‘종의 기원’으로 줄여 부르는 다윈 저서 원제는 이렇다.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 혹은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 다윈의 장황함은 제목에서부터 드러난 셈인데, 핵심이 들어 있기도 하다. 자연선택과 생존경쟁. 설명충 장황함은 당시 창조론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윈이 선택한 방법론이었다고, 양자오 선생은 설명한다.


종은 변화한다, 변화 기제는 자연선택이다, 그것은 환경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띠는 방향이지 목적이나 의지가 있어서 ‘우월’한 종으로 나아간다는 식의 ‘다윈주의’는 오해다, 널리 가져다 쓰는 다윈의 생존경쟁 이론은 종 간 경쟁보다는 종 내 개체 간 경쟁을 말함이다, 등이 강조된다. <종의 기원> 내용에서 짚어주는 게 그렇고 이 책은 ‘에피’ 다윈이랄까, <종의 기원> 안팎 그러니까 시대상, 과학계, 다윈의 성격과 가족 이야기 등을 두루 들려준다. 특히 조부 이래즈머스 다윈이 워즈워스나 콜리지가 영감을 받은 시집 <식물원>의 저자라는 점이 가장 멋졌다.


무엇보다 양자오 선생 입담, 아니 글발이 좋아서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믿고 보아도 좋을 지식전달자 등극. 저작을 찾아보니 천생 공부 노동자인 듯, 저술 분야가 이리 튀고 저리 튄다. 더 이상 눈길 주지 않았던 프로이트 할배와 마르크스도 사 쟁여두었다. <추리소설 읽는 법>도 마찬가지. <추리소설 읽는 법> 서문에서는 ‘탐정추리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은 없다’(7)고 썼던데, 양자오 선생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은 없다, 가 돼버렸다. 그 전에 리들리 선생 다윈 일견하고.


‘현대고전 정독’은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면서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세 작품부터 읽어 나갔다. 바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바꾼 『종의 기원』,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바꾼 『자본론』 그리고 인간과 자아의 관계를 바꾼 『꿈의 해석』이었다. (14/259, 저자 서문)




HOW TO READ 다윈 
마크 리들리 지음, 김관선 옮김/웅진지식하우스


양자오 선생 글에 비하면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드는 다윈 설명서. 대신 다윈 저작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 <종의 기원> 만이 아니라 <인간의 유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발췌문도 조금 다룬다. 다시금 다윈의 성실함과 뛰어남을 확인하게 된다. DNA와 돌연변이를 몰랐던 때, 게다가 ‘신이 이것을 했다’가 속 편한 답이었을 시절이었으니 모르긴 몰라도 다윈의 관찰력과 상상력은 대단했을 게다. 동시대 표본과 화석 들을 대상으로, 진화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의 문제를 상상하기란 말이다.


요즘에야 생태학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을, 생물과 환경 간 관계나 종 들 사이 연관성 등에 대한 견해는 지금 봐도 멋지다. 다윈이야말로 오해된 다윈주의자가 아니라 ‘다원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생존경쟁을 종 간 경쟁으로 여겨 ‘고등한’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게 당연하다는 식 해석은 다윈을 잘못 읽은 탓일 거다. 진화론의 대표 저작으로 여기곤 하는 <종의 기원>에서 정작 ‘진화하다evolve’라는 말은 단 한 번 나온다고 한다. (다윈은 주로 ‘획득하다acquire’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그것도 확인해볼 겸 원저가 보관함에 들어갔다. 보통 이런 책들이 주는 기쁨이자 숙제이기도 할 텐데, 리들리 선생은 이렇게 추천한다.


‘처음으로 <종의 기원>을 읽는다면 1859년에 발간된 1판을 권하고 싶다.’(174/188) 처음으로 읽는다면!? 음. 다윈은 모두 6판을 내었다는데, 아직 좀 이른 질문이긴 하지만, 두 번째 읽을 때는 몇 판이 좋을지요?!


<종의 기원>을 쓸 당시 다윈은 많은 생명체를 연결하는 상동성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 그러나 다윈은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보편적’ 상동 구조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다윈은 유전암호와 같은 보편적인 분자 상동성의 발견을 매우 기뻐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106/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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