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힐 Smoking

손 힐 - 8점
팸 스마이 지음, 고정아 옮김/밝은미래


글 반, 그림 반. 글은 1982년 메리의 일기이고 그림은 2017년 엘라의 일상이다. 따로 진행되던 두 이야기가 하나로 만난다. 바로 손힐Thornhill 에서. 손힐은 1982년까지 고아 복지 시설로 운영되었던 저택이다. 옆 건물에 갓 이사 온 엘라 가족. 바쁜 아빠는 거의 부재하고 엘라는 폐허 같은 복지원 저택에 관심을 갖게 된다.


390-391쪽


잡초투성이에 철조망까지 쳐진 정원에서 누군가를 본 것도 같다. 망가진 인형들이 하나 둘씩 등장한다. 손힐에 매일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엘라. 복지원에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메리의 일기를 발견한 이도 엘라다. 어두운 손힐의 사연이 밝혀지는가 싶었는데, 어른들은 여전히 모르는 채, 부지 개발에만 관심 있을 터다.


학교에도 손힐에도 어른이 많지만 내게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아마 진실한 답을 들으면 행동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안 좋은 일에 엮일 것 같아서 그러는 것 같다. 아니면 불쾌하거나 고약한 일은 상상도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끔찍한 일을 겪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싫은 걸지도 모른다. (172)


메리는 친구를 원했다. 1982년이었고, 외로운 엘라 역시 마찬가지이며 기꺼이 메리의 친구가 되고자 한다. 2017년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친구가 될까. 많지 않은 글과 그림으로 처연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으스스한 그림은 숨은그림찾기마냥 자세히 뜯어보게 하는 힘이 있다. 컴컴하다. 슬프고 아픈데 온기도 있어서, 묘한 기분에 한참 누워 있었다. 숙취 때문만은 아니다. 멋지다, 팸 스마이 님.

독특한 ‘먹장’내지. 북마크&봉투칼이 같이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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