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Smoking

무게 - 8점
리즈 무어 지음, 이순영 옮김/문예출판사


재닛 윈터슨의 <무게>는 ‘Weight’이고 리즈 무어의 <무게>는 ‘Heft’다. weight보다 더 큰 의미로, ‘짐이 되는 것, 고통스럽게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 복잡하고 힘겨운 것, 진지하고 심각하며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6-7,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까지도 포함하는 단어가 heft라는 설명. 과연, 고도비만인 아서를 비롯하여 알코올중독 샬린과 샬린의 십대 아들 켈 모두 힘겹게 짐을 지고 있다. 외로움, 결핍감, 열등감, 상실감 같은 것. 하기야 이런 짐, 고통을 어떻게 해소하느냐 혹은 끝 간 데 없이 가중하느냐가 모든 소설에서 얘기하는 바일지도 모르겠다. 리즈 무어의 무게는 해소되는 쪽이다. 따뜻하게, 덜 외롭게.


켈은 여기 얼마나 있을 거예요? 마르고가 물었다.
오늘 밤만 있을 거야, 하퍼 아줌마가 대답한다.
-왜 여기 있는 건데요?
하퍼 아줌마가 잠깐 있다가 대답한다. 엄마를 잃었어.
-엄마를요?
-그래, 우리가 앤디를 잃은 것처럼 말이야. 켈은 엄마를 잃었어.
아, 어떡해, 마르고가 말한다. (439-440/483, 강조는 나)


마르고는 다섯 살쯤 먹은 꼬마인데 ‘아, 어떡해’란다. ‘아, 어떡해’ 라니…… 너무 사랑스럽잖아. 이러고는 자러 가기 전에 자기 키 두 배도 넘을 켈을 꼭 안아준다. 소설에서 핵심적인 장면은 아니나, 작은 몸집/몸짓과 짧은 말로 온전히 전하는 공감이 참으로 좋아서 옮겨 놓았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것같이 느낄 때 처음 나오는 말이 ‘아, 어떡해’ 아닐지. 그러니까 켈은 지금 짊어진 무게가 고달프고 힘겹지만 짐을 나눠 들어줄 이들이 주위에 많은 셈이다. ‘왠지 내가 모두의 아들이 된 것 같다. 지금 내게는 부모가 여러 명 있는 것 같다.’(410)


이 무게란 것이 묘한 게, 상대 짐을 나눠 드는데 내 짐 무게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아서가 샬린, 켈, 욜란다의 문젯거리를 나눠 들려하면서 점점 가뿐해하고 행복해하는 것처럼. 그리고 무게를 나눠들 책임 또는 권리, 혹은 무엇이라 부르든, 그 일이 꼭 가족에게만 있지는 않다는 점. 다시 말해 무게를 나눠 듦은, 짐의 무게 총합이 줄어드는 이상한 일. 가족이어서 그래야 함이 아니라 그리 하는 게 ‘가족의 탄생’을 이루는 일. 이러한 취지는 영화 <러브 송 포 바비 롱>과는 반대되는 지점일 텐데, 그래서 무척 마음에 드는 리즈 무어가 돼버렸다. ‘빌어먹을 가족 같은!’이라는 욕을 약방 감초처럼 쓰는 내게 말이지만.


가족은 선택할 수 없는 거라는 말을 늘 듣고 살면서, 그 사실이 분명 진리라 해도 부당하다며 한탄했지. 하지만 얼마든지 상황을 달리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그들을 또 다른 가족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 (450/483)




스크린 샷이 안 되는 건 전자책 방침이겠지?



크레마마 님 젤리 입었음+약간은 더 는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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