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Smoking

아웃사이더 - 10점
S. E. 힌턴 지음, 신소희 옮김/문예출판사


갑자기 나는, 이건 나만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몇백 명의 소년들, 도시의 빈민가에 살고 있으며 자기 그림자에도 놀라서 펄쩍 뛰는, 검은 눈을 한 소년들. 저녁놀을 바라보고 별을 올려다보며 뭔가 더 나은 것을 갈구할지도 모르는 몇백 명의 소년들. 비열하고 사납고 세상을 증오한 탓에 가로등 아래서 쓰러져 죽어가는 소년들이 눈앞에 선하게 떠올라왔다. (…) 너무 늦기 전에 누군가가 그들에게 말해줘야 했다. 누군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어야 했다. (307-308/327)


폭력성과 귀염성을 동시에 가진 이야기를 읽으면 이렇게 된다. 어떻게? 울게 된다. 부유층, 빈곤층 (부모)에 따라 나뉜 십대 패거리 일화가 수시로 뭉클뭉클해서 눈물을 쏙 뺀다. 겉모습은 영락없이 ‘깡패’ 꼴을 한 14세에서 20세 사이 소년 소녀들, 그 속은 각기 다르게 거칠거나 천진난만하거나 깊거나 단순하거나, 고민과 꿈과 사랑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가득하다. 우정이 있고 배움과 배려가 있고 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마음이 있다. 갑자기 나는, 퍽 늙어버린 느낌이다. 닳고 닳았을 것만 같은 ‘뒷골목’ 거친 소년 소녀들이 발하는 빛이 너무 예쁘고 찬란해서. 닳고 닳은 건 역시 나여서.


캐릭터는 각각 생생하고 경제 계급에 따른 편 나뉨은 핍진하며 폭력과 죽음을 겪는 와중에 대화는 사랑스럽다. 따뜻하다 못해 좀 유치한가 싶었다만, 아뿔싸, 유치함이 아니라 엄청난 성숙함이라 해야 할 듯하다. 1967년 작품인데 작가가 1950년생이다. 탈고했을 때 나이가 16세. 부끄럽다. 내 16세에 이 책을 읽기라도 했다면 덜 부끄러웠겠다. ‘오랜 기간 동안 청소년의 진정한 대변인으로 검증받은, 또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돌아보고 삶을 성찰하도록 해온 책의 작가에게 주어지는 마거릿 A. 상’(출처 알라딘) 첫 수상자(1988년)라는 사실에 납득이 간다. 매력 만점 힌턴. 《아웃사이더》 다음 해 나온 작품 《럼블 피시》도 구해놓았다.


Q. 왜 실제 이름 대신 머리글자를 사용하십니까?
A. 출판사 측에서, 비평가들이 여자는 《아웃사이더》 같은 책을 쓸 수 없다고 여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나중에 내 책들이 유명해지고 나서는, 공적인 이름과 사적인 이름이 따로 있으면 사생활이 보장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요. 그러니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 셈이지요. (315/327, S. E. 힌턴 인터뷰)


C. L. 무어처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처럼.



핑백

  • 술집에서 문득 본 진실 :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2018-03-13 00:22:46 #

    ...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 우딴루 지음, 쩡수치우 옮김, 에드워드 양 시나리오 원작/북로그컴퍼니대만 판 <아웃사이더>라 할까. 꼭 그 또래 치들, 꼭 그런 패거리 간 갈등 얘기다. 1961년 6월 15일에 있었다는 실제 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단다. 살해자와 피해자가 ... more

덧글

  • 2018/03/13 05:37 # 삭제 답글

    오 고령가는 빼고 이걸 넣어야 겠군요. 선구자님 감사 ㅋㅋ
  • 취한배 2018/03/13 12:31 #

    바로 그렇습니다!ㅋㅋㅋㅋ '팔로워'해주셔서 감사.ㅎㅎ
댓글 입력 영역


moon

CURRENT MOON

뉴스타파

알라딘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