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의 사탄 Smoking

교외의 사탄 
버트런드 러셀 지음, 신혜연 옮김/김오


현대 사회에서는 금권력이 유일한 권력이 아님을 그도 알고 있었다. 돈 말고도 세 가지 힘이 더 필요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나는 언론의 힘, 또 하나는 광고의 힘이며, 나머지 하나는 바로 그가 속한 금융권에서 종종 저평가되곤 하는 과학의 힘이었다. (157,「적외선-방사선 탐지기」)


과학의 힘이 저평가되어서 실패한 지지난 정부는 아니겠다만 멀쩡한 강바닥을 파헤치고 물길을 막는 희한한 짓거리(돈)를 녹색(광고)이라고 포장(언론)한 게 떠오르면서 로봇물고기(과학)의 행방이 궁금해졌다고만 하자. 버트런드 러셀의 소박한 소설집을 읽으면서 떠올린 인물이 엠비라니 짜증난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저 이야기 그 자체를 위해 쓰였으며, 독자에게 흥미롭다거나 놀랍다는 느낌을 준다면 그 목적을 다한 셈이다.’(8, 서문)


러셀이 이 이야기들을 쓰면서 ‘흥미롭다거나 놀랍다는 느낌을’ 스스로 받았다면 그 목적을 다한 셈이라고, 독자로서 작가에게 돌려주련다. 버트런드 러셀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철학자이자 문필가이나, 이이가 쓴 소설은…… (단도직입) 후지다. 실패! 노벨상을 받은 게 1950년, 소설이 나온 건 1953년. 소설 재능은 뛰어난 사상이나 글 솜씨와는 상관없는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1950년대 작품임에도 심하게 예스럽고 우연이 남발하며 억지스럽다. 특히 가짜 과학+광고가 지구 평화를 가져온다는「적외선-방사선 탐지기」 같은 건 좋은 과학소설이 될 법도 했는데 소설 법칙(나도 모른다만, 소설 묘약 같은 거, 있다.)에 많이 못 미친다. 복수에서 비롯한 인간 속의 악은 본 것 같다. 러셀이 썼다는 소설이 과학소설일지언정 제목만큼 ‘심령’소설은 아닐 터. 그러나 정말 미안하게, 소설을 읽고 있는데도 아아, 러셀 에세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러셀의 빈틈이랄지, 과욕이나 약점이랄지, 그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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