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와의 랑데부 Smoking

라마와의 랑데부 - 8점
아서 C. 클라크 지음, 박상준 옮김/아작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 라는 책으로 링크할 뻔했다. 대화 아니고 도킹, 만남이다. 라마가 뭐기에 랑데부하나. 태양계 쪽으로 쏜살같이(시속 10만 킬로미터 속도를 ‘쏜살’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날아오는 소행성. 혜성이랄 수도 있겠는데 알고 보니 원통형 인공구조물이다. 길이가 무려 50킬로미터에 달하는 일종의 우주선. 거대한 내부 구조가 황홀하다. 계단, 바다, 절벽, 도시 풍경하며 ‘바이올로지컬 로봇’(바이옷)까지도 멋져. 영화화한다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듯하다. 각자 머릿속에 그린 원통(일명 보일러 통) 내부가 아련한 만큼 아름다울 것이기에.


하나의 세계에 대한 기상학이란 설사 안정된 상태라 하더라도 엄청나게 복잡한 변수들이 얽혀 있기 마련이다. 수세기에 걸쳐 축적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구의 기상 상태를 완벽히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라마 역시 단순히 신기한 존재가 아니라 급속한 대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세계인 것이다. (135-136)


클라크의 ‘오래된 미래’ 2130년에도 그렇단다. 기상예보 틀린다고 욕하지 말자. 하물며 지진은. 자연재해를 ‘하늘의 경고’라고 얘기하는 무식함이 재해이더라. 1973년에 쓰였고 아서 클라크 탄생 백주년 2017년에 읽는다. 하늘에 외계문명 부산물 하나 띄워준 게 왜 이렇게 고맙지. 파괴를 막아준 것도, 노턴 선장이 무사히 돌아간 것도. 후속편 라마 모두 다시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임팩트가 없어지는 시리즈 경험상(그래, <스페이스 오디세이> 말이다) 이쯤에서 헤어지기로 한다. 노턴 선장처럼.


노턴 선장이 마지막으로 라마를 보았을 때 라마는 금성 너머로 조그맣게 빛나는 반점이었다. 그는 자기 삶의 일부가 끝났음을 알고 있었다. 아직 55세에 불과했지만, 그는 자신의 청춘을 라마의 평원에 두고 떠나온 것처럼 느껴졌다. 그 모든 신비와 경이가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머나먼 우주로 무정하게 사라져 가고 있었다. 앞으로 인간이 어떤 업적과 영광을 달성한다 해도 노턴 선장의 남은 인생을 흥분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372-373)




정선생과의 랑데부. 거한 생일술판을 벌였다. 꽐라 다크 사이드로 넘어가서 사진 찍으면 이렇게 된다. 다 뱃속으로 사라진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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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다락방 2017/11/21 08:18 # 삭제 답글

    안주는 감이었네요!
    비어진 술병과 술잔 아름다워요.
    왜 저는 늘 이런 사진에 꽂힐까요.

    생일 축하드려요, 측근님!! :)
  • 취한배 2017/11/21 12:15 #

    ㅋㅋㅋㅋ정답;;
    저 젓가락으로는 왕만두를 먹었다지요.ㅎㅎ
    꽐라사진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기프티콘도 땡큐용! :)
  • 오늘의목표 2017/11/21 15:39 # 삭제 답글

    ㅎㅎ..가끔 와서 놀다 가는 사람인데 생일 축하드립니다! 홈즈 접시에 뭔가를 담아 드셨나보네요..^^
  • 취한배 2017/11/21 18:29 #

    고맙습니다. 홈즈 접시에는 과자 나부랭이가 있었지 싶응데... 그보다, 홈즈 접시를 알아봐주셔서 반갑습니다! 이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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