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 위로, 우아한 탐닉 NoSmoking

열정적 위로, 우아한 탐닉 
조승원 지음/다람


준비물은 이렇다. 술과 유튜브. 책을 읽고 나니 술 취한 정신에 음악이 맴돈다. 눈으로만 읽지 말고 귀와 입이 같이 즐겨야 좋을 책. 꽂힐 장소로 도서관보다는 술집이 어울릴 책. 거의 매일 자가 약물투여하는 나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책. 후두염에 걸린 주제에(도) 새벽까지 기네스를 들이켠 리암 갤러거에게 <더 선> 잡지가 비꼬며 했다는 말이 ‘자가 약물치료’(39)다. 술꾼으로서 반가운 단어인데, 존 디디온이 <푸른 밤>에서 ‘자가 약물투여’라고 한 적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단어 들이 있다. 부류를 알아보겠는 표식 들. 책 제목을 차지하는 위로, 탐닉이라는 단어 말고도 앞서 언급한 자가 약물투여, 그리고 캐롤라인 냅이 <드링킹>에서 아프고 멋지게 표현한 갑옷, 그이 친구 게일 캘드웰이 묘사한 가슴 속 빈방 같은 말. 아, 나와 같은 편이로구나 하게 된다. 캐롤라인 냅이 일찍이 쓴 바와 같이 ‘술꾼 들은 서로 알아본다.’ 하여, 동류를 확인하고 술주정을 구경하고 그 틈에서 빚어진 소중한 선물, 음악을 들으면 되겠다. 오늘 내 약물은 포도주다. 포도주에는 두 가지가 있다. 빨갛거나 하얀? 아니아니.


밥 딜런이 어색해하자, 브라이언 앱스타인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어떤 술을 마시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밥 딜런은 주저하지 않고
“싸구려 와인(cheap wine)”이라고 답했다. (64)


스팅은 드레싱 룸에 ‘풀 바디 레드 와인Full Bodied Red Wine’을 갖다 놓아 달라며 프랑스나 이탈리아, 캘리포니아 혹은 스페인 리오하Rioja에서 생산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부탁했다. 또 대기실 응접실에는 풀 바디 레드 와인과 ‘품질 좋은’ 샴페인(good quality champagne), ‘품질 좋은’ 화이트 와인(good quality white wine)을 마련해 달라고 하면서 맨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당부를 적어 놨다.
“싸구려 와인은 안 됩니다.” (149-150)


싸구려 포도주와 고급 포도주 말이다. 스팅을 좋아하지만 술친구로서는 주눅 들 위험이 있겠다. 추천사에서 김구라 씨가 ‘‘밥 딜런’과 한잔하고 싶어진다’(뒤표지)고 했을 때는 혹시 나와 같은 이유였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아무튼. 싸구려 포도주 좋아한다. (품질 좋은 고급 포도주는 더 좋아한다) 술 취향에서는 스팅이나 여러 힙합 가수 들(고급 샴페인)과 공유하지 못하겠어서 아쉽다만. 음악은 들을 수 있으니까 그걸로 만족하고. 땡크유튜브.



오아시스, 밥 딜런, 존 레논, 이글스, 미카, 스팅, 재니스 조플린, 오지 오스본, 머틀리 크루, 제이지, 레이디 가가 등 폭음하는 뮤지션 들과 그로 인해 발생한 사건 이모저모+귀가 호강하는 술 음악 들을 소개받는다. 기자답게 자료 조사에 충실했다니 고맙게 읽는다. 다만 문장에 왜 이리 작은따옴표가 많은지. 요즘 신문 잡지 인터넷 기사와 헤드라인에서 어이없이 달고 나오는 따옴표 남용습관이 단행본에서도 보이니 이건 뭔가 싶다. ‘기자다운’ 글쓰기?


뮤지션 라인업에서 누군가 빠진 듯한데, 싶었던 사람. 맨 마지막에 간결하게 등장하시더라. 안 나왔으면 대단히 섭섭했을 톰 웨이츠다. 왜인가 했더니 ‘30년 넘게 금주를 하고 있다는 사실’(311) 때문인가 보다. ‘술은 내가 마시는데 /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이생진)가 아니라 피아노가 취하고. 딸꾹.



https://www.youtube.com/watch?v=pJrMuhgNj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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