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Smoking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샘터사

 

자네들 모두가 은퇴했으며 경제적인 방해물이라서 데려오는 게 아니다. 또한 자네들이 자기 목숨을 넘어서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 만큼 오래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네들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과 손자들을 키워 보았을 것이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를 넘어서는 일을 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 (…) 이런 개념을 열아홉 살짜리의 뇌에 박아 넣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네들은 경험으로 안다. 이 우주에서는 경험에 의미가 있다. (206)


‘경험에 의미가 있는’ 부문이 비단 군대뿐이겠느냐만, 노인들을 우주개척방위군으로 선발하는 이유란다. CU 병사다. CU는 편의점이 아니고 우주개척연맹Colonial Union. 우주는 개척전쟁 중이라는 얘기이겠다. 지구에서 75년을 살고 난 후 우주로 갈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좋구나. 그러나 그게 군인이 되기 위해서라면 글쎄. 어쩌지.


외계인 도움이었든, CU가 그들에게서 도용했든, 지구인이 우주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하고 사람 신체를 새것으로 싹 갈아치우는 수준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했음에도 전쟁은 여전히 ‘원시적’이라 놀랍고도 실망스럽다. 기발한 상상력이 어째 우주 차원 ‘제국주의’를 넘어서지 못했나 싶기도 하고. 이런 경우엔 ‘국뽕’이 아니라 ‘지뽕’이라고 해야 하려나…… 웃고 울며 재밌게 읽어놓고 잔말이다.


‘노인 스피릿’으로 만들어내는 우주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했던 듯도 하다. 경험, 현명함, 협상, 온화함, 배려 같은 단어들에 기대고 싶었다고 할까. 그러나 전쟁은 전쟁이어서, 그런 거 없다. 의미가 있다던 ‘경험’이 사실 가장 무소용인 데가 전쟁터일지도. 내가 아는 경험은, 핵미사일 사용하지 말라고, 사드 같은 거 들여놓지 말라고, 전쟁하지 말고 대화하라고, 서로 죽이지 말고 같이 살자고 하는 힘. 성주 경험들이 다치고 상처 받는 모습을 보고 노인의 전쟁은 오히려 저런 건데, 했다. 경험의 전쟁, 후세를 위한 투쟁. 존 스칼지에게는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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