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호칭 NoSmoking



불다 멈출 바람에 부서지듯 미친, 화살 맞은 새 (099,「화살 맞은 새」부분)


다정하게 부를 이름이 생겼습니다. 이은규. 바람쟁이. 차갑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고 젠체하지 않고 밀어내지 않고, 다정하게 초대하는 봄바람 같다고 해도 될는지요. 새로 입고 나온 마리몬드 표지도 예쁘게 어울립니다.


106쪽 ‘문득 떠오른 어느 학자의 말 / 세상의 모든 책보다 숨겨놓은 포도주 한 병이 더 향기롭다’(「오래된 근황」부분)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가 내게 숨겨놓은 포도주가 있기는 했습니다. 병을 열기 전에 ‘아슴아슴하다’와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 기록합니다. ‘흐릿하고 몽롱하다’ ‘따뜻한 봄이 되어 온갖 생물이 나서 자람’


죽은 시인은 문장이 있고
죽어서도 살아 있는 몹쓸 시인이고
죽어서도 살며 있는 애인이고

시인 등골 빼먹으면 지옥 간다는 말을 아나요
죽은 시인에게 빚이 많아 죽지도 못할 나지요

살아 있는 나는 문장이 없고
살아서도 죽어 있는 몹쓸 시인이고
살아서도 죽어 있는 애인이고

오늘도 죽은 시인과의 연애가 한창입니다
혹시 생의 화두가 연애라고 밝힐 수 있겠습니까, 당신

(089,「죽은 시인과의 연애」부분)


생의 화두가 연애라고 밝히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다정한 호칭 덕분에.



알라딘 주문할 때 <다정한 호칭>은 ‘땡스투’가 먹히지 않더군요. 마리몬드 리커버 버전이라 그런 걸까요. ‘아 이 시집 정말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진정이 안돼’라는 백자평이었습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마음 한가득, 땡스투. 고맙습니다. 이제 정신줄 아슴아슴해지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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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다락방 2017/08/25 08:41 # 삭제 답글

    저도 이 시집을 그렇다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서 누가 백자평을 남겼는지, 호기심에 찾아봤어요. 그 분이시군요. 저도 그 분 덕에 만난 시집이 몇 권 됩니다. 훗.
  • 취한배 2017/08/26 00:59 #

    히히히. 한정판 커버가 무척 어울리고 예뻐요.
    알라딘 장바구니 채울 때 반가운 몇몇 분들 계셔요. 제게 땡투는 안부 같은 건데, 이번엔 작동되지 않아 속상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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