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NoSmoking



‘응’이라고 답한 사람 모두…… 정답.


모든 문장은 다 이상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한 것처럼 말이죠. 제가 하는 일은 다만 그 이상한 문장들이 규칙적으로 일관되게 이상하도록 다듬는 것일 뿐, 그걸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아닙니다. (99쪽)


이상한 문장을 ‘규칙적으로 일관되게’ 쓰면 되는 모양이다. 글을 쓰는 내가 조변석개할 일 없으니, 일관성은 됐다 치고, 규칙. 내가 잘못 쓰는 글 버릇이 궁금했다. 저자가 일러주는 규칙을 본다. 남용하는 표현을 포함한 문장들을 예시하고 다듬어 보여 준다. 다듬어진 문장 대부분이 원래 문장보다 짧다. 문장 다이어트라고 해도 되겠다. -적, -의, 것, 들, 있다, -에 대한, -들 중 하나, -같은 경우, -에 의한, 이중피동이나 사역, 수 있는, 지시 대명사, 접속사 등이 (자주) 등장하면 문장이 지저분해진다. 잘 알겠다. 조심하려니…… 글이 짧아지나, 내가 지금?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문장의 주인이 문장을 쓰는 내가 아니라 문장 안의 주어와 술어라는 사실이다. 문장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거나(왜냐하면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문장의 기준점을 문장 안에 두지 않고 내가 위치한 지점에 두게 되어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기가 어려워진다. (197쪽)


옳다. 내가 흔히 게으른 독후감이라고 부르는 내 글들이 가진 특징 또는 문제점.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기본적인 정보를 생략하거나, 문장의 기준점을 내 위치에 두어서인가 보다. 맞춤법만 잘 지킨다고 좋은 문장이 저절로 되지는 않을 터다. 어쩌면 나는, 차분하고 깔끔한 문장을 쓰는 저자가 일러주는, 글 쓰는 태도를 배우고 싶었던 모양이다. 글 쓴 내가 빠져도 문장 혼자서 잘 살아야 한다는 점, 새삼 새긴다. 기대에 미치는(비문인가?) 내용과 구성이다. 저자가 고민을 많이 했을까?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법한 문장 다듬기 실전에 곁가지로 소설이 한 편 온다. 두둥.


“함인주라고 적어 주세요.”
나는 손에 펜을 쥔 채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159쪽)


나라면 여기에서 끝맺었겠다. 너무했나. 음. 과연 그랬다면 ‘언제나처럼 당신은 쓰고 나는 읽습니다.’(194쪽)라는 멋진 문장을 만나지 못했겠구나. ‘읽는’ 사람 교정교열 전문가에게 독자로서 되돌려줘 기쁜 문장인데. ‘당신은 쓰고 나는 읽습니다.’ 다른 말로, 김정선 작가님 읽지만 말고 계속 써 주세요, 라는.



핑백

덧글

  • 다락방 2017/08/24 08:58 # 삭제 답글

    동사의 맛 을 재미있게 읽다가 중간에 멈추고 안읽고 있는데, 아직 그 책을 완독 못했으면서도 이 책을 또 읽고 싶어지네요?? 위에, 문장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많은 단어들을 저는 즐겨 쓰고 있어요 ㅠㅠ 저야말로 문장의 다이어트가 필요하겠네요.

    반성반성..
    시무룩....... ㅠㅠ
  • 취한배 2017/08/24 17:13 #

    동사의 맛 아껴 읽으시는 거예요?ㅎㅎ 다락방 님이 지저분한 문장을 쓰시는지 어떤지 어서 <잘 지내나요?>를 봐야할 텐데, 아직 못 보겠어요. 떨려서;;(제가 왜?!ㅋㅋㅋㅋ) 교정교열 '당하'셨을 텐데, 기분이 어땠는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짧은 기사나 작품노트 다듬질(?) 받았을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시무룩하지마세염 작가님.
  • 0151052 2017/08/24 11:14 # 답글

    저도 인상깊게 읽은 책입니다.
    결심한 만큼 열심히 따르고 있지는 못하지만요.
  • 취한배 2017/08/24 17:16 #

    저자가 언급하는 잔치국수 있잖아요, 저한테는 이 책이 담백한 국수 맛으로 남을 듯해요.
    함께 노력해보아요, 규칙적이고 일관된, 이상한 글쓰기.ㅎㅎ
댓글 입력 영역


moon

CURRENT MOON

뉴스타파

알라딘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