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연대기 Smoking

좀비 연대기 - 8점
로버트 E. 하워드 외 지음, 정진영 엮고 옮김/책세상
 

엮인 작가들의 연식을 본다면 작품집의 분위기를 미리 조금은 알 수 있을 듯하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중반의 생몰 기간. 시기가 시기인 만큼 피부색에 따른 신분차이가 있다는 점 감안하고. 책세상의 ‘클래식 호러’라는 시리즈 이름이 걸맞은 중후함이다. 그러니까, 진화 또는 변용, 변질되기 전의 (클래식) 좀비를 구경할 수 있다. 몇 년 전 읽은 좀비 르포르타주 <나는 좀비를 만났다>(웨이드 데이비스, 메디치, 2013) 옆에 꽂아둬도 될 성싶다.


아이티와 주변 섬들, 그들의 먼 고향 아프리카 등이 배경이다. 오컬트적 요소, 주술과 초현실적인 주문(呪文)뿐 아니라 H. G. 웰스의 모로 박사 같은 이가 등장해 과학 실험도 전격 시행…… 호러다. 주술사보다 (미친) 과학자를 더 무서워하는 내게는 마침맞은 안배다. 물리면 전염(?)되는 요즘의 좀비는 좀 이상하잖아, 그건 드라큘라잖아, 싶었던 이라면 읽어보시길. 뱀파이어, 늑대인간, 전염 바이러스까지 혼융된 요즘의 그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좀비물이다. 괴물이나 좀비 자체가 대책 없이 무섭다기보다<프랑켄슈타인>처럼 우울하고 슬픈 뒷맛이 묵직하다.


아이티의 원주민들은 요즘에도 외딴 농가 근처의 사탕수수밭에서 좀비들이 일을 한다고 믿고 있다. (…)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좀비로 의심되는 자에게 짠 음식을 줘보면 된다. 좀비는 소금을 먹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좀비에게는 소금 맛을 보고 나면 자신이 죽었음을 깨닫고 무덤이 어디에 있든 기필코 자신이 묻힌 곳을 찾아가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20,「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이네즈 월리스)


갑자기 소금이 당겨……. 순대라도 사러 가야겠다. 좀비아님인증하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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