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Smoking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8점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이발이라는 말을 좋아해서 즐겨 쓴다. 무엇보다 ‘머리칼을 자른다’거나 ‘머리칼을 다듬는다’는 긴 말보다 경제적이고 박력 있어서다. ‘이발소’만 해도 정겹고 좋은데 바다까지 품고 있는 제목에, 첫눈에 반하듯 매료됐다. 제목의 첫인상을 배반하지 않는 내용이 고맙다. 일본 작품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닌데 가끔 만나는 이런 담담함은 분명히 내가 좋아하는 점이다. <우연한 산보> 비슷한 여운. 슬픔과 상실감과 애틋함이 종국에는 감동스럽다.


여섯 개의 단편이 거의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작가가 유심히 그렇게 한 것도 같다. 마치 누구도 소외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자식을 잃은 부모, 어머니를 외면했던 딸, 알지 못했던 아버지를 만나보는 장성한 아들, 부부 싸움하는 젊은 커플, 가출한 어린이, 노부를 잃은 장년 아들이 모두 주인공이다. 그러니까, 웬만한 당신과 나 들 말이다. 거울에, 탁 트인 바다가 비쳐 보이는 이발소에서 싹둑 싹둑 이발하고 싶다. 휴.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라니.


받으려 하지 않는 이발삯을 간신히 지불하고, 나는 낡은 앨범을 덮듯이 유리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주인의 목소리가 등 뒤로 날아왔다.
저, 얼굴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앞머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었는지 신경이 쓰여서. (143,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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