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키 파크 Smoking

고리키 파크 
마틴 크루즈 스미스 지음, 박영인 옮김/네버모어


70년대 소련과 미국. 냉전 장치 때문인지 확실히 존 르 카레 냄새가 난다. 이념보다는 자본의 얼굴을 한 이중스파이의 실체는 무섭고도 끔찍하다. 그런데 어쩌지, 와 닿지 않는 사랑은. 스파이물과 로맨스는 내게만 상극인가…… 느리고 비정한 진행과 너무 많은 죽음 뒤에 남는 느낌이 슬픔이나 충격이나 감동 따위 아닌 의외의 허탈감이어서 조금 멋쩍다. 거기에는 ‘대개’ 지나쳤으나 하도 웃겨 인증샷을 남기게 한 ‘담뱃값’의 역할도 있었지 싶다.




시리즈가 줄줄이 이어진 걸 보면 렌코 수사관 목숨이 아홉 개는 되어 보이는데, 번역과 교정 질 좀 나아져서 나오길 바란다. 냉전시대 예스러운 스파이물 정취 맛보기. 혹은 더워지는 날씨에 피서용으로도 제 구실할 듯하다. 눈 덮인 넓은 대륙과 그 ‘특산품’ 등의 ‘이국적임’은 틀림없는 매력이니. 예컨대 이런 거.


러시아는 대부분이 시베리아였다. 러시아어에서는 오직 두 개의 몽골 단어만을 허용하고 있었는데, ‘타이가’와 ‘툰드라’가 그것이었다. 그 두 개의 단어는 끝없는 숲이나 나무 하나 없는 수평선을 의미했다. (199-200)


 

덧글

  • 2017/06/05 02:5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취한배 2017/06/05 23:07 #

    이 긴 소설에서 오타샷 두 페이지면 오히려 선방하신 셈일 텐데, 기분 상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말씀처럼 2쇄에서 수정하시면 되니까요. 몇 문단을 뭉텅 누락한 어떤 출판사는 해당 카페에 글을 남겨도 응답이 없던데, 이렇게 피드백을 주시니 감동스럽고 고맙습니다. 네버모어의 좋은 책 계속 기대하고 응원하고 지켜보겠습니다. 파이팅.
  • 달을향한사다리 2017/06/09 13:47 # 답글

    전 '대게'가 더 웃긴 거 같아요ㅋㅋㅋㅋ 하필이면 한 문장안에 오대호도 들어있어서... 왠지 호수 가장자리에서 기어다니는 대게도 생각나고.... 막 그물 던지고 싶고...ㅎㅎㅎㅎㅎ
  • 취한배 2017/06/09 21:47 #

    그물.ㅋㅋ 흑담비 얘기하는 중에 대게가 나와서 저도 잠시 뭥미? 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대호 대게.ㅋㅋ 맞춤법은 저도 잘 틀려서 웃을 처지가 아닝데... 본문에서 제 오타 보셔도 지적해주쎄욘, 이웃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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