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트랙 Smoking

사이드 트랙 - 8점
헨닝 망켈 지음, 김현우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하얀 암사자>를 읽었다는 내 기록은 있는데 내용은 거의 생각나지 않는 헨닝 망켈(1948~2015)이다. 스웨덴인이면서 ‘아프리카를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되었고, 인생의 대부분을 스웨덴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연출가 및 작가로 활동’(앞날개)했다. <사이드 트랙>은 ‘쿠르트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 10부작 중 다섯 번째 작품이란다. 스웨덴의 아름다운 여름에 벌어지는 엽기적인 연쇄살인. 정계와 재계 거물들의 추악한 욕망이 얽힌, ‘복지국가’ 스웨덴의 어둡고 슬픈 현대 뒷모습이 차차 드러난다.


범인과 범행을 등장인물들에 앞서 독자에게 먼저 보여주는 진행인데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차분하고 꼼꼼한 서술에다, 발란데르 형사를 위시한 인물들이 얼마나 ‘뻘짓’을 하는지, 다른 말로 ‘옆길(사이드 트랙)’로 새는지 (‘전지적 독자’로서) 팔짱끼고 구경해보라는 것도 같다만, 발란데르가 가보는 옆길이 그렇게까지 뻘짓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의감과 공감과 연민에 성실함까지 갖춘 경찰을 보는 것은 언제나 기쁘다. 피곤에 찌든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로,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경찰의 탄생이다. 발란데르를 고작 두 번 만난 나에게나 말이지만.


시리즈를 순서대로 따라 읽어왔다면 더욱 재미있게 보았을 게, 발란데르 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와 개인사들도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였을 것 같아서다. 발란데르의 가족만 해도 전처가 있고, 늙어가는 아버지가 있고 성큼 커가는 딸이 있음에야. 특히 딸 린다는 <사이드 트랙>에서는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21살인데, 작가는 ‘린다가 경찰관이 되어 활약하는 속편을 쓰겠다고 약속했다’는 소개글이 알라딘에 있더라. 발란데르의 안쓰러운 피곤함, 무섭고도 뭉클한 추리물이다. 어이없는 오타 두 군데가 귀엽게 여겨질 정도로.



그 사람이 기자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했어요. ‘먼저, 진실을 찾아서 땅을 파들어 가는 부류가 있지. 구덩이 안에 들어가서 먼지를 뒤집어써가며 삽질을 하는 거야. 그런데 그 위에서 파낸 흙을 다시 메우는 다른 부류들이 또 있단 말이지. 늘 그 둘 사이의 싸움이야. 지배력을 향한 제4계급의 영원한 시험이라고나 할까. 어떤 언론인들은 사태를 까발리고 폭로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들은 권력의 심부름이나 하면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감추는 걸 도와주는 거야.’ 사실이 그랬습니다.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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