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2 Smoking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2 - 8점
말런 제임스 지음, 강동혁 옮김/문학동네


1권 488쪽에 이은 2권 688쪽. ‘간략한 역사’이기에 망정이지 장황한 역사였으면 엄두를 못 냈을 거다. 한 나라, 특히 강대국이 아닌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읽기에는 역사책보다 소설이 나을 수도 있다. 역사책이나 여행서에서 언제나 경계하고 보아야 할 것이 소위 오리엔탈리즘이고 나는 그게 ‘에그조틱’이라는 단어에 스며들어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 내 문제 아니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그냥 (너보다 잘 사는) 내가 (내려다) 보기에 네 나라 매력 있어, 같은 맥락 말이다. 한동안 파리에서 살면서 내가 버럭버럭 했던 단어이고, 그게 상대의 지성과 감수성 가늠자이기도 했다. 말런 제임스의 소설에서 이러한 맥락이 나오지 않았다면 실망했을 거다.


-저는 자메이카 사람입니다.
-그럴 리가. 자메이카는 나도 가봤어.
오 주여 또 나오는구나, 또 다른 백인 남자가 오초 리오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 엄청난 빈곤 문제만 아니었더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거야, 라고 말하려나봐. 그때 든 생각은 그게 전부였다. 풍경은 너무 아름답고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고 이토록 비극적인 일이 많은데도 모두들 아직 미소 지을 수 있다니. 특히 그 피똥 쌀 놈의 애새끼들 말이야, 어쩌고 하는 말들. (351)


피똥 쌀, 날 것의 자메이카. 단숨에 옳거니, 알겠다, 하지는 부디 말자. 매력적이다, 멋있다, 할 때는 ‘더 알고 싶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역사나 이론보다 소설 또는 음악, 그러니까 소용없어 아름답다는 예술이 ‘고작’ 하는 일이 이것이지 싶다. 감정과 함께 오는 앎. 영웅은 없다. 영웅은 있다가도 없기 마련,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쩌면 카리브 해의 섬 자메이카이고 부끄러워해야 할 이는 강대국 미국이겠다. 밥 말리와 자메이카가 ‘에그조티시즘’에만 머무르지 않게 한 자메이카 작가 말런 제임스에게 경의를 표한다. 밥 말리의 목소리가 한 차원 다르게 들린다.


하지만 또 다른 도시, 또 다른 계곡, 또 다른 게토, 또 다른 슬럼, 또 다른 빈민가, 또 다른 흑인 거주구, 또 다른 인티파다, 또 다른 전쟁, 또 다른 탄생에서 누군가는 <구원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마치 가수가 다른 어떤 이유로 그 노래를 쓴 게 아니라는 듯이. 오직 이 서퍼라는 지금 당장, 바로 그곳에서 노래하고, 소리치고, 속삭이고, 울부짖고, 고함치기 위해 그 노래를 썼다는 듯이. (545-546)







덧글

댓글 입력 영역


moon

CURRENT MOON

뉴스타파

알라딘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