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레이크 씨의 특별한 심리치료법 - ![]() 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김영미 옮김/창비 |
난 그 시선을 다시 원했어. 다시 한번. 내가 놀라운 사람이며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 시선을. 그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내가 믿기에 올바른 것을 하고 있으므로 밤에 잘 잘 수 있다고 말하는 시선. (246)
<죽음과 소녀>의 아리엘 도르프만이다. <죽음과 소녀>에서 정치를 다루었다면 <블레이크 씨>에서는 경제를 다룬다고 할지? 혹은 정보, 커다란 손, 거대 메커니즘. 돈의 횡포와 다국적 기업의 부정의가, 자본가 블레이크 씨의 불면으로 상징되는가 보다. 마더 테레사 같은 얼굴은 하고 싶고, 이득은 취해야겠고. 자기 정책과 실행에 수많은 가족들의 생계가 달려있음을 깨닫는, 제한된 각성이나마 한다고 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메커니즘, 무서운 통제. <트루먼 쇼>가 연상되기도 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미래소설 같기도 한데, 어쩌면 나 따위가 모르는 재벌들의 심리치료법이랍시고 이런 상황이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감사의 말에서 도르프만이 묘사하는 다보스 포럼이 이렇더라.
난 내게 이질적인 문화로 여겨지던 것으로 침투해 들어갔는데, 이상야릇한 관습과 제의의 관찰에 여념이 없는 인류학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 어쩌면 난 혼잣말로 이렇게 말했을는지도 모르겠다. 이건 좀 정신 나간 창조주가, 보통의 육신과 피를 가졌으되 세상에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특별한 다국적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사는 땅으로 날 파송시킨 원정여행 같은 거야, 하고. (278-279)
창비의 고유한 경음 외래어 표기는 그렇다 치고, (대가가 아닌 ‘댓가’는 외래어처럼 보일 지경;) 문장이 껄끄러운데다 숱한 오탈자에, 띄어쓰기가 엉망이다. 보완하시면 좋겠다, 개정판이 나온다면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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