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린의 풋라이트 NoSmoking

채플린의 풋라이트 - 8점
찰리 채플린.데이비드 로빈슨 지음, 이종인 옮김/시공사
 

영화 <라임라이트>가 되기 전에는 소설 <풋라이트>였다. 두 단어 다 ‘(무대의) 각광’이라는 뜻이겠다. 인기 절정기를 지난 노배우의 외로움과 방황과 재기가 담겼다. 채플린에 의하면, 극중 주인공 칼베로는 미국 코미디언 프랭크 티니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채플린의 아버지 모습도 살짝 들어간 듯하고 무엇보다 독자로서는, 나이 들어가는 찰리 채플린 자신의 이야기로 읽힌다. 예술, 나이 듦, 사랑, 죽음까지도 다 있다.


<풋라이트>를 읽고 나서 <라임라이트>를 찾아 띄엄띄엄 보다가 동네 꼬마로 등장하는 제랄딘 채플린(당시 여덟 살)을 보고 울컥했다. 영화 <그녀에게>에서 우아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줬던 무용가 말이다. “올섭 부인은 나가셨어요.”가 대사. 옆에 있는 더 작은 꼬마도 그 대사를 반복하는데, 이 ‘즉흥 연기’가 그대로 영화에 남았다. 대사를 반복하는 꼬마는 제랄딘의 동생 조세핀(당시 세 살)이었다. 당시 6개월 된 빅토리아만 빼고 찰리 채플린과 우나 오닐 사이의 자식들 세 명이 다 출연한 셈이다. (옆에 같이 있는 나머지 꼬마는 마이클.) 채플린의 부인 우나 오닐은 성이 왜 이런가 했더니, 다름 아니라 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이다. 멋져.


세월의 무상함. 나이 듦의 불안함과 허무함. 꼭 예술가가 아니어도, 시간이 하는 일이란 그런 것이겠다. 다 소용없다는 말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일을 하는 것, 젊은 사람들에게는 디딤돌이 되어주기도 하는 것, 자기 자리에서 살아내는 것. 슬랩스틱 연기로 관객의 웃음을 먹고 살던 광대 속의 커다란 우수 같은 것을 보았다. 하여, 나는 제랄딘 채플린의 영화 데뷔! 장면에서 울컥했듯, ‘열한 살 때는 히포드롬에서 고양이 역을 연기했다’는 찰리 채플린의 이력에서 마음이 이상하게 움직였다. 고양이 역이라니…… 예쁘고 슬프기도 하지, 무자비한 시간처럼, “올섭 부인은 나가셨어요.” 만큼.


채플린은 어린 시절 8인의 랭커셔 소년단과 함께 옥스퍼드 뮤직홀에 출연했고, 열한 살 때는 히포드롬에서 고양이 역을 연기했다. 열여섯 살에는 세인트 마틴스 레인에 있는 듀크 오브 요크 극장에서 <셜록 홈스> 공연의 빌리 역을 맡았다.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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