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글쓰기 NoSmoking

버리는 글쓰기 - 8점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차윤진 옮김/북뱅


소설이든 에세이든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실용서이겠다. 쓰기보다는 읽고자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책 한 권 한 권이 얼마나 한 노력의 산물인지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글쓰기 비결을 일러주는 책인데 그 내용이 저자의 결과물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그보다 이상할 경우도 없을 터. 골드버그는 자신이 전수하는 레슨을 그대로 실현한 책을 만들어 낸 것 같다. 부담 없이 잘 읽히고, 저자에게 쑥 다가선 듯한 기분까지도 든다. (나탈리, 반가워요.) 글을 쓰는 것은 결국 자기를 얘기하는 것이라니까.


그런 점에서라면 나는 아직도 멀었다. ‘자신과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적인 연관이’(154) 있는 글쓰기 말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너무 과묵한지도 모르겠다. 일기를 따로 쓰고 있지도 않으면서. 이런 시시한 독후감도 ‘글’이라면 말이지만, 조금은 더 노력해봐야겠다. ‘너, 글 잘 써.’ 글 잘 쓰는 김쫑이 내게 말한 적 있다. ‘오, 웬 칭찬을?!’ 기분 좋아진 내게 덧붙이기를, ‘글은 잘 쓰는데…… 잘 안 읽혀.’ 음. 역시 그렇지. 그 대신 난 잘 읽는 사람. 글은 읽는 사람의 노력도 필요한 법이라고, 말하려다 말았다. 말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어. 내 얘기를 너무 한 것 같은데.


그날 점심, 나는 그들을 도우려고 애썼다. 입 다물고 듣기만 하느라 괴로워서 옷을 쥐어뜯었지만, 편집자의 말을 개인적인 말로 들으면 안 된다. 훈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들리더라도, 단지 종이 위의 글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나는 벌거벗겨진 기분이지만 그들이 이야기한 것은 내 작품이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다. (225, ‘편집자와의 점심’)




위에서 ‘실용서’라고는 했지만 이 책이 글쓰기에 있어 어떤 대단한 비밀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만 책 자체가 좋은 글쓰기의 사례로서 작용한다. 무슨 가치나 주의를 구구절절 알려주는 이론서와 또 다르게, 그것을 실천하는 일상과 태도가 주는 깨달음도 있듯, 그렇게 좋은 글, 좋은 에세이. 책 뒤에는 저자가 아끼는 작품들 목록이 네 쪽에 걸쳐 실려 있다. 내 목록과 겹치는 작품은 반갑고, 다른 책들 몇 권은 ‘나탈리 골드버그 추천’ 카테고리로 보관함에 들게 되겠다. 무엇보다 나는 이런 과정을 즐기는 것 같다. 좋은 책들로 연결, 연결, 연결되는 거. (고마워요, 나탈리.)




덧글

  • 다락방 2017/04/06 09:51 # 삭제 답글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였나, 저는 그 책을 별로 좋지 않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이 이렇다면, 네, 저는 또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저는 읽는 것도 너무 좋고 쓰는 것도 너무 좋아요! 잘 쓰고 싶습니다!! 잘 쓰기 위해 필요한 책이라면, 읽어보겠어요!! 불끈!!
  • 취한배 2017/04/06 14:14 #

    <뼛속까지>는 섹시한 제목만큼 뼛속까지 내려가지 못했나 보군요. 이 책이 무슨 대단한 비밀을 알려주는 건 아닌데 '좋은 글' 사례로써 저는 곰곰 생각할수록 좋더라고요. 이미 저자이신 다락방 님께 강추! 같은 말은 못하겠어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네, 불끈!ㅎㅎㅎㅎ
  • 달을향한사다리 2017/04/06 14:53 # 답글

    오~'책 자체가 좋은 글쓰기의 사례'라니, 멋진데요^^ 그치만 전 잘 읽는 걸로 만족할래요ㅎㅎㅎ 위시리스트에 안 들어가는 책도 있다니, 이것도 좋네요^^
  • 취한배 2017/04/07 01:25 #

    좋은 글쓰기의 사례가 되는 책은 사실 굉장히 많죠?ㅋㅋㅋㅋ 사다리 님 보관함을 늘리지 않은 경우라 다행. (응?) (다시) 마음산책X 사세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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