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Smoking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8점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아작

 

“복제는 고등생물로 가는 최악의 길이야.” 데이비드가 천천히 말했다. “다양성을 없애 버리지. 알다시피.” (…)
“다양성이 바람직하다는 가정 하에서나 말이지요. 그 가정이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W-1이 대꾸했다. “개체성의 대가가 너무 커요.” (91)


표지는 좀 뜬금없지만 SF, 종말문학. 방사능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전염병 등으로 멸종 위기에 몰린 인간이다. 작가 케이트 윌헬름은 인간복제를 가지고 나와 자연과 인간성의 희망과 회복을 그린다. ‘원로’들의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은 똑같은 복제인간들이 와글와글 모여 사는 모습을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전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부속품. 무엇보다 그들이 예술을 음미하지 못한다는 설정이 눈에 띈다. 창의성과 상상력이 인간성을 이루는 큰 부분임을 윌헬름도 역설하는 듯하다.


이것은 물론 저 멀리서는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1932)로부터 이어지는 기조이기도 하겠다. 방사능으로 인한 종말은 <해변에서>(출간년도 확실치 않으나 네빌 슈트의 생몰이 1899~1960년)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자의식을 가지게 된 안드로이드가 인간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었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필립 K. 딕, 1968)까지도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1976)의 선배 되겠다. 후배로는 <시녀 이야기>(마가렛 애트우드, 1985) 그리고 최근 가장 놀랍고 아름다웠던 종말문학 <먼 북쪽>(2009, 마르셀 서루) 정도 되지 싶고.


“그 책은 거짓이에요.” 마크가 똑똑히 말했다. “다 거짓말이라고요! 저는 단일한 존재예요. 개인이에요. ‘하나뿐인 사람’이라고요!” 그리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마크, 잠깐만. 다른 개미집에 떨어진 엉뚱한 개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니?”
마크는 문 앞에 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렇지만 저는 개미가 아니에요.” (263)



아작 두 권 당 머그컵 하나씩. 스푸트니크와 레드스타. 지금까지 받은 머그컵들 중 가장 마음에 듦. <안드로메다 성운>에 따라온 안드로메다 성운 팬던트는…… 오랜만이야, 문방구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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