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사이드 Smoking

다크 사이드 
앤서니 오닐 지음, 이지연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달에서 살까? (8)


가 첫 문장. 본문에 여러 번 등장하는 ‘미친’이라는 단어는 원문으로 lunatic일 텐데, 미래에는 그 어원에 가장 충실하고 고유할 뜻, ‘달에 사는’을 포함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달의 뒷면(Far Side)에서 펼쳐지는 스릴러. 익숙한 지구가 아니고 중력과 환경이 다른 배경이다 보니 스릴러의 묘미인 추격 장면이 특히 재미있어진다. 표지 그림을 보고 무섭고 생경하다 싶었는데 무섭고 생경한 게 옳으리라. 우주복과 헬멧 없이 달 표면에 서 있는 사람 형상이라니. (달에 관한 멋진 책으로는 <달:낭만의 달, 광기의 달>이 있음.) 


클리프 데익스트라는 미치광이다. (10)
에니스 필즈는 미치광이다. (42)
달에서 살아온 이래로 장 피에르 플레장스 역시 미치광이였다. (61)
하모니 스무드는 미치광이였다. (170)
뚜언 응오는 미치광이다. (374)


지구에서 이주해오거나 추방되어 온 사람들이 달의 뒷면에 산다. 인물들이 제시되는 방식이 매력적이다. 저 ‘미치광이’들의 짤막짤막한 사연들은 중심 이야기가 아니고 곁가지를 이루는데, 달의 뒷면에 점점이 흩어진 지구의 축소판 같기도 하다. 시점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미래이고, 인간과 더불어 안드로이드가 자연스럽게 같이 살며, 성형수술이나 온갖 화학약품이 판을 치는데도 여전히 인간 수명 연장에는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 부와 권력을 가진 자는 예상 가능하듯, 도덕이나 윤리 아랑곳없이 그 욕망을 추구하고. 이 권력자, 화성 행 우주선을 만들고 있는 점이나 자동차를 애호하는 면에서 일론 머스크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냥 내 기분 탓이겠지? ‘아이언 맨’ 만으로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느라 바쁘실 텐데.



현지시간 이달 26일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관측된 금환일식 사진이다. 지구에서 본 광경이 저렇다면, 달의 니어사이드Near Side 관점으로는 이러했으리라.


(…) 유스터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가오는 일식 맞이 관광객 유치 포스터였다. 고향별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거대한 눈알 같았고, 그 위의 달 그림자는 그 푸른 구 위에 박힌 동공처럼 작은 점에 불과했다. (432)


보는 위치가 달라지면서 보이는 현상이 이리도 다르다. 멋진 대목인데 찜찜한 점 하나를 짚자면, ‘별’이라는 단어다. 번역 과정에서 만든 말인지, 원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고향별’은 틀렸다. 지구는 별이 아니다. 항성이 아니고 행성인 지구를 걸핏하면 ‘지구별,’ ‘고향별’이라 일컫는 건, 상징이나 비유적인 표현일지는 몰라도 SF에는 어울리지 않은 듯하여 거슬린다. 이것도 기분 탓인가, 흠.


뒤표지 설명은 좀 더 야릇한데, ‘정신병에 걸린 한 안드로이드’란다. 정신병이, 안드로이드에게…… 가능한가? 흠. ‘사이코’ 안드로이드를 프로그래밍하는 건 ‘미친’ 인간일 거라는 게 다행이자 우울한 점이기도 하겠다. 그래서 그 모든 의미에서의 ‘다크 사이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는데, 앞에서 말한 추격 장면 같은 건 시각적으로 흥미롭겠다. 각오는 해야 할 게, 무채색의 달을 배경으로 냉혹하게, 마구, 튀는 선혈이 있다. 달에 관한 영화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멋있었던 건 던컨 존스의 <더 문>이었는데, 스케일이 크지도 않으면서 생경하고 우울한 분위기가 물씬 잘 배었던 그것에 비교해 볼 기대 품어본다. 가끔 유튜브에서 earthrise, 달에서 보는 지구돋이를 실시간으로 시청하곤 한다. 묘한 느낌, 기분 탓 아니고 아마도 간접적인 ‘조망 효과’인가 보다.


조망 효과란 인간이 지구로부터 꽤 많이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를 조망할 때 벌어지는 현상이다. 처음으로 조망 효과의 힘을 제대로 느낀 사람들은 아폴로 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이었다. 모든 생명과 문명의 요람인 지구별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경이로울 만큼 광대한 우주 속에서 한없이 작고 약해 보일 때 그 정신 아득해지는 느낌이 바로 조망 효과다.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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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정이라면 이 정도 스케일은 보여줘야 하는 거다. 물론 ‘섹드립’이라고 해야 할지, 몇몇 농담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하기도 하다만.달 배경 스릴러물 &lt;다크 사이드&gt;와 비교해 읽어봐도 좋겠다. 느낌이 아주 많이 다르다. 뭐랄까, 귀엽고…… &lt;마션&gt; 같다! &lt;마션&gt; 이후 전업 작가가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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