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부신 친구 Smoking

나의 눈부신 친구 - 8점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한길사
 

<세상의 마지막 밤>에 이어 또 나폴리다. 엘레나 페란테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의 나폴리 4부작 중 첫 권으로, 화자 레누와 친구 릴라가 유년기와 사춘기를 보내는 1950년대가 배경이다. 두 친구를 중심으로, 동네 주민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살아가는 모습. 특히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가 무척 재미있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쑥쑥 커서 ‘중닭’으로 변해가며, 관계들이 맺어지는 게 마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같은 느낌도 든다. 꽤 많은 가문과 그 가족들이 나온다 싶었는데, 다 읽고 다시 처음을 보니 앞부분에 등장인물 소개까지 있다. 간격을 두고 2권을 읽을 경우 도움이 되겠다. 또한 제사(題詞)가 이랬는데.


난 너와 같은 무리를 한 번도 미워해본 적이 없노라.
부정을 일삼는 모든 정령 중에서도
너 같은 익살꾼은 내게 조금도 짐스럽지 않구나.
인간의 활동이란 쉽사리 느슨해지고
언제나 휴식하기를 좋아하니 내 기꺼이 그를 자극하여
악마의 역할을 해낼 동반자를 그에게 붙여주겠노라.

-괴테, <파우스트>


다 읽고 보니 마침맞다. ‘동반자.’ 사랑하고 질투하고 경쟁하기도 하며 서로 자극이 되는 두 친구. 다음 이야기가 정말 궁금하다. 나폴리라는 장소도 그렇고, 마피아라는 단어가 몇 번 언급된 것으로 보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카모라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것도 같은 예감. 1권의 강렬한 마지막 장면도 바로 그러하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써낸 작가의 은둔 성향도 얼마나 멋진지 모르겠다. ‘책은 한 번 출간되고 나면 그 이후부터 저자는 필요 없다고 믿습니다.’(448, ‘옮긴이의 말’ 중 페란테의 말)란다. 멋쟁이. 2권은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 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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