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우리 영혼은 Smoking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뮤진트리

 

그는 샌드위치와 우유만으로 가벼운 저녁을 먹었다. 배가 잔뜩 불러 묵지근한 몸으로 그녀의 침대에 누워 있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꼼꼼히 때를 밀어가며 뜨거운 물로 오래 샤워를 했고 손발톱도 깎았다. 어두워지자 그는 잠옷과 칫솔이 든 종이봉지를 들고 뒷문을 통해 나가 골목길을 걸어 올라갔다. (12)


‘잠옷과 칫솔이 든 종이봉지’인데 나는 잠옷과 칫솔이 든 ‘까만 비닐 봉다리’를 연상하고는 그만, 웃어버렸... 미안합니다. 프랑스에서 본 티비 영화, 제목도 잊어버렸는데, 노년의 커플이 한 집에 살지 않고 가까운 곳에 각자 살면서 줄곧 데이트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각자의 공간이 있고 서로 합의하면 언제든 방문하든지 밖에서 만나든지 했지 싶은데, 아주 이상적인 커플의 형태로 보였다. 어쩌면 그게 커플 관계를 더 오래 지속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더랬다. 이 소설을 읽으니 그 영화가 곧장 떠올랐고 내용이 아주 비슷하다.


‘가끔 나하고 자러 우리 집에 올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요.’(9)로 시작되는 관계. 관계는 대화다. 따옴표 없는 대화문들로 이어지는 형식이 멋진데, 조심스럽고 다정하고 예쁜 말투로 잘 옮겨준 노고도 있는 덕이겠다. 대화, 대화, 대화, 줄기찬 대화들. 서로 궁금한 게 많고 들려주고 싶은 게 많은 한 관계는 계속되지 싶다. 연애소설인가? 그렇다. 우정소설인가? 그렇다. 연륜과 배려와 믿음과 귀여움과 나눔과 관계의 소설.


애디가 불을 껐다. 당신 손 어디 있어요?
언제나처럼 당신 바로 옆에요. (101)


P. S. 고맙습니다, 측근님. 정말 맛있어요@@!




덧글

  • 당신의 측근 2016/11/23 15:35 # 삭제 답글

    :)
  • 취한배 2016/11/23 23:33 #

    촉촉하고 진해서 깜놀. 센스쟁이 측근님 땡큐베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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