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3 NoSmoking

작가란 무엇인가 3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다른


작가란 무엇인지 모른다. 1권을 읽을 때도 몰랐고 3권에 이르렀다고 해도 여전하다. 1권은 정독했고, 2권은 없고(왜지?) 3권이 있어서 띄엄띄엄 본다. 커트 보네거트.


『슬랩스틱』에서 누나를 위해 글을 썼다고 밝혔죠. 성공한 작가들은 머릿속에 있는 한 명의 독자와 함께 창작을 해요. 그게 예술적 통일성의 비밀이지요. 머릿속에 있는 사람과 뭔가를 만들게 된다면 누구든 통일성을 달성할 수 있어요. 누나가 죽은 뒤에야 그동안 누나를 위해 글을 써왔다는 걸 깨달았어요. (118)


이승우에게서 읽었던 ‘내 문장의 첫 번째 독자’와 통한다. ‘예술적 통일성’이라는 말까지 오니, 그게 무슨 뜻인지 더 명확해진다. 할 말이 있고, 누군가의 눈, 아니 귀인지도 모르겠는데, 여하튼 자기 글의 이상적인 독자를 상정한다는 얘기이겠다. 보네거트라면 특히 농담을 빼놓을 수 없겠지.


쓸모 있는 농담이라니요?
보네거트: 백지 위에 적힌 검은 흔적 몇 개로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면, 그게 유용한 농담이 아니고 뭐겠어요? 모든 훌륭한 이야기는 사람들을 반복해서 속아 넘어가게 하는 위대한 농담이에요. (121)


어떤 이를 친구나 애인 삼을 때 대체로 기준이 되는 점이 정치적 성향과 유머 코드가 아닐까 싶은데. 그건 작가-독자 관계에서도 여전한 것 같다. 서늘한 농담의 대가 보네거트는 인터뷰에서도 한결같았다. (서늘함과 썰렁함이 한 끗 차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3권을 훑어보고서야 해보는 얘기인데, 인터뷰 날짜를 명시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은 늘 변하게 마련이고, 작가라고 해서 다를 리 없을 테고, 한 순간의 대화일 뿐일 이 활자들이 마치 그 사람인 양 행세하는 건 작가들이 억울할 것 같고, 그들에 대한 독자로서의 예의도 아닐 것 같아서.


올해 생일촛불은 광화문에서 이런 형태로 맞았다. 저 속에 친구가 없었던 건 아니다. 통신이 원활하지 못해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응? 그리하야. 늦은 저녁밥상이 이러했다. 특별한 날이니까 치즈가 들어간 걸로다가. 건배건배.



덧글

  • 정윤성 2016/11/20 17:09 # 답글

    생일 축하합니다! 보네거트는 제 5도살장만 읽었는데 참 좋더군요. 이 책도 얼른 읽어봐야겠습니다.
  • 취한배 2016/11/20 22:55 #

    농담이라면 정윤성 님 것도 제가 참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백지 위에 적힌 '파란' 흔적 몇 개로 웃게 만드시는 정윤성 님!ㅎㅎ 고맙습니다.
  • 2016/11/21 02:5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취한배 2016/11/21 16:17 #

    변명(?)까지도 좋았어요!ㅋㅋㅋㅋ 고맙습니다. 19일, 재밌게 보냈어요. 운동부족저질노체력이 좀 슬플 뿐;ㅠㅠ+ㅋㅋ
  • 2016/11/21 03: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11/21 16: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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