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Smoking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살림


잉여인간 혹은 인간실격이 현대적 용어로는 ‘편의점 인간’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의문 혹은 눙침이 아쿠타가와상으로 온 듯한 느낌. 적어도 내가 보기엔 퇴폐나 고고함과는 먼, 의지적 잉여, 의지적 비주류 같은 게 읽히는데. 그래선 왜 안 되나? 소위 ‘정상’이라는 것에의 편입을 종용하는 목소리들이 얼마나 한 폭력인지 정녕 모르는 것일까. ‘고쳐지지’ 않아도 괜찮아, 당신을 존중해, 라고 말하고 싶은, 뭔가 뜨끔한 지금의 모습이다.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가족이 왜 그렇게 나를 고쳐주려고 하는지, 겨우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98)


취직해라, 결혼해라, 아이 낳아야지, 하는 님들, 솔직히 부럽기는커녕 불쌍해 보인다고 말하고 싶은데, 몰랐지? 왜 모두들 ‘정상’으로 편입시키지 못해 안달인지. 그래봐야 그 자신들도 정상인 척하려고 안간힘 쓰고 있음을 아는데. 정말이지, 고쳐지지 않아도 괜찮아. 그대로 멋져. 혼자가 편해도 되는 거고, 편의점 인간이어도 되는 거야.


원했던 기억 없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태어나 살고 있더라. 편의점 인간도 못/안 되는 잉여의 삶이지만 나름대로 선택한, 읽는 삶. 푸짐하고 이른 생일선물 땡큐. 조디 포스터 님도, 스타워즈7 카일로 렌 아담 드라이버 님도 곧 생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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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지나가다 2016/11/17 00:12 # 삭제 답글

    오 예전에 트위터애서 제목만 봤는데 이 글을 읽으니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 취한배 2016/11/20 02:40 #

    이 책 광고가 되게 빠방하더라고요.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타마 2016/11/17 10:18 # 답글

    어떻게든 정상레일(?)을 걷도록 부추기고 참견하는 사람들을 보면 광신도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 취한배 2016/11/20 02:41 #

    그들도 힘드니까 그런 것 같아요. 매우 걱정하고 위하는 척하는 이면에 '너도 당해봐라' 하는 속셈도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 정윤성 2016/11/17 15:20 # 답글

    저도 이거 읽어보려 생각했는데 취한배님 글을 보니 더욱 읽고 싶어지네요. 처리되고 삭제되기 직전의 인간인지라...
  • 취한배 2016/11/20 02:43 #

    정윤성 님이 글을 얼마나 잘 쓰시는데! 처리되고 삭제되시면 안 됩니다.ㅜㅜ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글자량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인데 곧 보시겠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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