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Smoking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장-폴 디디에로랑 지음, 양영란 옮김/청미래


이웃님의 댓글로 알게 된 책. 책을 파쇄하는 직업을 가졌던 주인공 <너무 시끄러운 고독>과 연결된다.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으로서 가질 법한 자기 직업에 대한 찜찜함과 권태는 같은데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흐라발의 주인공이 자기 속으로 침잠하고 결국 파괴하는 반면 디디에로랑의 주인공은 자기 바깥으로 향하고 다른 존재에로 마음을 나눠주려 한다. 출근길 전철에서 책을 ‘읽어주는’ 행위로부터 이미 짐작 가능했겠다. 책을 파쇄하는 직업에서 왠지 자연스레 예상되는 우울한 분위기가 아니어서 놀랐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반대말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연애소설, 재미있다. 물론 약간의 간지럼은 주의. 이하 스포도 주의.


한마디 덧붙이면, 얼마 전부터는 희미한 색상을 생기 있게, 심각하고 근엄한 것을 덜 진지하게, 겨울을 덜 춥게, 참을 수 없는 것을 견딜 만하게, 아름다운 것을 더 아름답게, 추한 것을 덜 추하게, 요컨대 나의 삶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224)


그런 적? 있다. 그랬던 사람이, 희미한 색상을 더 희미하게, 겨울을 더 춥게, 참을 만한 것을 견딜 수 없게 하는 것까지는 당연히, 그려지지 않는다. 절정에서 정지하는 게 연애소설의 문법임을 알고 있다. 그녀는 ‘예쁜 정도가 아니라 여신’(219)이어야 하고 젊어야 하겠지. 연애소설이니까. 이 달콤한 소설을 쓴 장본인, 뒷날개 작가 프로필 사진이 실려 있는데 정말 죄송하지만, 한때 유행했던 잔디인형이 자꾸 생각나……. (미안해요, 재밌게 읽었어요;)




 


덧글

  • 달을향한사다리 2016/11/30 11:49 # 답글

    ㅎㅎㅎ 정말 잔디인형 같네요^^ 그래도 활짝 웃고 있는 무슈 디디에로랑^^
  • 취한배 2016/12/01 22:07 #

    사전 정보 없이 봤다가 연애소설이라 좀 놀랐어요. 사다리 님 덕분에 달콤한 독서+감사.ㅋㅋ 아마 오래된 사진이겠죠? 저는 작가 프사가 있으면 부담스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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