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Smoking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 8점
에바 로만 지음, 김진아 옮김/박하


“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이 아주 정상은 아니잖아요?”
“정상이 뭔데요?” (106)


읽고 나니, 제목의 ‘미친’에는 작은따옴표를 쳐야할 것 같다. 정신병원 담장 바깥쪽을 지나가며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안쪽을 쳐다보는 ‘행인들이 우리(입원환자들)보다 덜 아프지 않다는 사실’(131)을 저자는 알기 때문이다. 독자 또한 저자보다 덜 아프지 않다. 저자 말마따나 입원환자들이 ‘즐기는 이 휴식을 부러워해야’(131)할 성 싶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139) 알아가는 8주간의 ‘휴식’이다. <마의 산>의 요양원과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정신병동 장면이 겹쳐 보이면서 내가 이런 글들을 왜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


“여긴 정신병원이야. 여기서 더 이상 이상해질 수 있을 것 같아? 남들 눈치 보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 조급하게 생각할 것 없어.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자신이 되어보는 거야.” (25-26)


눈치 볼 것 없이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장소라서. 더할 나위 없이 자기 자신인 사람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겪는 곳이어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않거나 적어도 그 뜻을 생각해보게 하는 곳이어서. 마음을 열어놓고, 이게 나야, 울고 웃고, 깊거나 얕거나 중요하거나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상담, 식사, 잠, 약물치료가 있는 이 청결하고 자유로운 곳에서 저자가 ‘치료’되어 떠나고 나니, 담장 안쪽 빈방에 홀로 남은 기분이 든다. 야속하다. 밀라 빈터의 8주간 ‘기록’인데, 에바 로만의 소설이다. 계속 보고 싶다. 밀라이든 에바이든.


“남들이야 열 명이 줄을 서든 백 명이 줄을 서든 중요하지 않아요. 빈터 양 자신이 그 자리를 원합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한다.
“어쨌든 직장을 잃고 싶진 않아요.”
“초콜릿을 먹고 토할 것 같은데 남한테 주기 싫다고 마지막까지 다 먹습니까?”
“저한테 뭘 원하시는 거예요? 저더러 직장을 그만두라고요?”
“내가 원하는 건 없어요. 빈터 양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낼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겁니다.”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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