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oking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비채


‘삽을 든 아버지가 보인다.’(7) 첫 문장을 읽고 여행 가방에 넣었다. 여름휴가 여행엔 스릴러. 하늘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띄엄띄엄 읽었다. 여름 캠프 숲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고 20년 전 일이었다. 검사가 된 주인공의 현재 사건과 맞물리면서 과거 진실의 퍼즐이 맞춰지는 내용이다.


‘그리고 궁금하다. 우리가 함께 숲을 나서게 될지, 아니면 이 숲이 또 하나의 희생자를 거둬들이게 될지.’(533) 마지막 문장은 귀가한 아침에 읽었다. <숲>과 함께 한 필리핀 여행이었다. 책에는 숲이, 여행엔 바다가. 쏘냐 보란스카야 성미예브나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렇게 또 그리워할 한때가 생기고. “쏘냐는 ‘술’을 읽는 거야?” 멀찍이서 책등을 본 보란스카야가 물었던 <>.


나는 맥주를 한 모금 넘겼다. 이렇게 더운 날, 목을 타고 넘어가는 맥주 첫 모금은 막 뜯은 땅콩버터에 처음으로 손가락을 찔러 넣는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나는 신의 꿀이라 불리는 맥주를 사랑했다. (319)


필리핀은 맥주. (물보다 많이, 자주 마신 산 미구엘은 다음 포스팅에, 아마도.) 잘 돌아왔다. 잘 태우지는 못해서 ‘살색’ 수영복을 장착한 알몸. 시커먼 사지에 손을 대면 뜨끈뜨끈한 열기가 전해져 오는데, 아직도 ‘필리핀’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좆 됐어.” 마닐라에 남겨진 보란스카야가 ‘좋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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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6/08/22 19:36 # 삭제 답글

    잘 갔다오셨군요 ㅋㅋ 맥주병들을 보니 제가 다 흐뭇. 맥주와 망고 좋네요. 개인적으로 산미겔 안좋아하지만 마지막 사진에 네그라는 저도 많이 마셨던 기억!
    스릴러인데 이 한권으로 온 여행을 지내신건가요? 즐거워서 책 생각이 많이 안났던 걸까 책이 안읽혔던 걸까.... ㅋㅋ
  • 취한배 2016/08/23 00:33 #

    산 미구엘은 종류별로 다 마셨는데요, (사진에 없는 것 당연히 더 많음) 저도 네그라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맥주와 망고 좋지요? 망고를 더 먹었어야 했능데 놀고 마시느라 바빠서 그만;; 이 한 권으로 지냈고, (또) 놀고 마시느라 이 한 권으로 딱 좋았어요.ㅋㅋ
    P.S. 참, 최승자 시집도 읽었군요! 포 님 덕분에 기억하게 됨. 땡스, 친구님.
  • 달을향한사다리 2016/09/01 14:08 # 답글

    재밌을 것 같아요! 읽어봐야겠어요.... 역시나 언젠가는^^
  • 취한배 2016/09/02 16:27 #

    첫 문장의 임팩트가 좋았는데, (다 읽은 지 며칠이나 됐다고) 자세한 건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재미...있었던가?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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