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옥적(雙玉笛) Smoking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이란다. 그때 용어로는 ‘정탐소설.’ 이해조 지음. <미스테리아>7호 부록으로 딸려 왔기에 단숨에 읽었다. 부록을 성실히 읽은 건 처음이지 싶은데. 이런 부록 좋다. 받자마자 재활용 종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샘플북’ 나부랭이보다 훨씬. 우리 옛말 좋아한다. 박력 있고 차지고 거침없으면서도 예의 바르(게 여겨지)고. 옛말에 비하면 요샛말은 조금 싱겁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쌍옥적,’ 한 쌍의 구슬 같은 피리 연주, 단소 병창(竝唱)이다. 이런 풍류를 향유하는 도적들을 봤나. 예상 가능하듯 그 풍류가, 밟히는 꼬리가 된다. 우연의 남발과 인과응보 식 훈훈한 결말도 예상가능. 그렇지만 빠른 전개와 군더더기 없음의 매력도 있다. 충격적인 난도질까지는 꼭 필요했나 싶은데 그것도 ‘계집의 꾀라는 것은 알 수 없으니 이년을 진작 죽여 없애 버리세.’(82) 정도의 수준이나, 시대를 감안하여 정상참작. 1908년 작품임에 일단 감개가 무량하였는지라.


장뼘 하나는 착실히 남았던 해가 어느 겨를에 아주 넘어가고 우슬우슬 황혼이 되어 오니 하릴없이 회정을 할 차로 부스스 일어나다가 귓결에 잠깐 들으니 어디서 단소를 병창하여 부는데 곡조가 썩 도저한지라. 본래 풍류를 좋아하여 십여 년 거문고로 종사하던 터에 흥치가 절로 나서 그대로 도로 주저앉아 영산회상 한바탕을 다 듣고 나니 그렁저렁 밤이 이경은 단단히 되었는지라. (17)



 

덧글

  • 腦博士™ 2016/07/10 21:10 # 답글

    쌍옥적 교보에선 못 받았는데 읽어보고프네요
  • 취한배 2016/07/10 22:40 #

    아. 그럼 알라딘만의 부록이었나 보네요; 에고ㅜㅜ (미스테리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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