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Smoking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아작

 

“제가 누군가에게 이걸 이야기해도 될까요? 피위 이야기가 아니라, 일어났던 모든 이야기요.”
(…)
“아무한테나 뭐든지 이야기해도 좋아. 별로 그럴 기회가 없을 거야. 네 이야기를 믿어줄 사람이 거의 없을 테니까.” (385-386)


우주복 있고, 출장 가능했다. 킵과 피위의 16만7천 광년 여행. 아득해라. 하지만 우주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가 아니라) ‘거리’는 더 이상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한 행성 생물이 있고, 나쁜 종족 좋은 종족이 있으며, 역경을 이겨내고 킵과 피위는 지구와 인류를 지켜냈다. 믿느냐고? 음, 읽었다.


코믹 SF로 보자면 <마션>의 할아버지 정도 되겠는데 할아버지라 써버린 김에 내처 덧붙이자면, 조금 예스럽기도 하다. (1958년 작. 미국과 소련이 서로 우주, 우주, 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겠다.) 그런데다 청소년 권장도서 같기도 하고. 주인공이 십대여서만이 아니라 교훈 같은 것이. 나는 아무래도 하인라인보다는 아시모프 쪽인 듯.


달까지 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우리 은하를 벗어나는 규모다. 그 사이에 잠시 거치는 곳이 오, 베가 제5행성이다. 베가라 하면 <콘택트>에서 지구로 신호를 보냈던 그 별. 칼 세이건이 하인라인을 읽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 항성계를 비교적 우호적으로 보고 있는 점이 공통적이다. 킵과 피위의 보호자 역할을 해주는 ‘엄마생물’이 세 은하 연맹의 경찰이고 베가 출신이다.


뛰어난 공감능력으로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일에 아주 탁월’(282)한 선진 문명 베가인(人) 경찰은, 우주우리은하태양계지구아시아한국서울경찰청장과는 얼마나 다른지. 은하계 저 많고 많은 행성들 중 하나에 거주하는 종족으로, 미개하고 약해빠진 데다 수명도 찰나에 불과한 인류 개체를 대하는 ‘엄마생물’ 경찰의 공감능력을 보니 새삼 씁쓸하게 여겨지는 누군가의 언표, ‘개인적으로는 유감.’


이 ‘미개한’ 지옥 아니, 지구 한국에서 오늘도 오직 살아 있음이 감사할 지경이라 도대체 우리가 어떤 모습인지, 은하계 너머 선진 문명에서 그리고 있는 지구를 발췌해 놓기로 한다. 우리가 못 보는, 밖에서 보는 우리라니까 규모 큰 외신이랄까. 천재 지구소년, 천재 지구소녀가 그들에게 건네준 정보들을 취합한 결과이고, ‘기계 목소리가 말했다.’


“사실들이 취합되었다. 자신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야만적이고 잔인한 사람들이며, 모든 면에서 극악무도한 종족이다. 이들은 서로를 잡아먹고, 서로를 굶겨죽이고, 서로를 살해한다. 이들에게는 예술이 없고, 가장 원시적인 수준의 과학밖에 없으며, 그렇게 적은 지식밖에 없으면서도 그 지식을 부족끼리 서로 제거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358-359)






덧글

  • 2016/07/01 06:23 # 삭제 답글

    오 7월이군요. 왠지는 모르겠는데 글 읽으면서 겨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달력보고 의잉 했음. 근데 7월 맞네요. 이 글 읽으면서 저는 겨울로 출장 다녀왔나보오.
    아! 참 이상한 시간에 올라온 글이네요. 출근 한다 하더라도 너무 이른 시간, 늦게 잔다고 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 어떻게 깨어 있다고는 해도 리뷰를 쓰기엔 고된 정신상태. 물론 저에게는 딱 좋은 시간입니다만. ㅎㅎ
  • 취한배 2016/07/03 00:34 #

    겨울로 출장.ㅋㅋ 남반구 지구인들에게는 겨울이기도 하겠네요. 요즘은 몇월 몇월이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끝나는 것 같아요. 문득 7월이군?! 놀라서 달력을.
    포스팅시간까지 확인하시는 포 님, 아잉부끄. 안 자고 있었던 시간이 저래요. 몽롱했던 것도 정답. 포 님 이번 여름 한국 출장 계획 없음미까? 알라딘 여름 유리컵을 보니 생각나서요.ㅎㅎ
  • 출장못간댓글기계 2016/07/01 18:54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는 유감.
  • 취한배 2016/07/03 00:34 #

    안개인적으로는 무감? 그래도 출장은 안 됨, 기계 목소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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