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낭만의 달, 광기의 달 NoSmoking

달 - 낭만의 달, 광기의 달 - 8점
에드거 윌리엄스 지음, 이재경 옮김/반니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 토끼 두 마리가 절구 찧거나 술 취한 남자의 얼굴이 숨어 있는 달. 밤길 걸을 때 줄곧 나를 따라오는 달. 기운을 많이 받으면 사람이 미치기도(lunatic) 한다는 달. 긴 세월 앞면만 보여주며 지구로부터 차츰차츰 멀어지는 와중에도 적당한 인력으로 지구의 조수(潮水)와, 결과적으로 지구 생명체의 진화를 있게 한 고마운 달. 숱한 상상과 영감과 미신과 이야기를 만들어낸 달. 쥘 베른, H. G. 웰스, 아이작 아시모프 등의 문학에서 뿐 아니라 조르주 멜리에스, 프리츠 랑, 스탠리 큐브릭 등의 영화, 수많은 노래들을 만들어 낸 달. 이제는 꽤 많은 지구인의 발자국을 갖게 된 달. 그리하여


달은 쟁반 모양이 아니고 구(球)형이며, 바다나 화산으로 여겨졌던 지형은 넓은 평원과 운석 충돌로 이루어진 굴곡들이며 토끼나 남자 얼굴은 그런 충돌구들이 만들어낸 삭막한 형상에 우리 상상력이 적극 개입한 그림이고 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인 증거가 없음을 이제는 안다. 달이 그 앞면만 우리에게 보여주는 이유는 달의 자전주기와 달의 공전주기가 같기 때문이고 달이 지구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있음을 센티미터 단위로 측정할 수 있게 된 건 아폴로 계획에서 달에 설치해 둔 반사경 덕이다.


달이 우리에게 줄곧 앞면만 보여주는 현상에서 나는 엉뚱하게도 영화 <미나 타넨바움>을 떠올렸는데, 미나(로만 보링거 분)의 친구 에델(엘자 질베르스타인 분)이 썸을 타는 남자에게 자신의 유태인 프로필이 드러나는 측면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계속 남자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걷거나 주위를 도는 장면이다. 이상하게 슬프고 예쁘고 로맨틱했던. 그 남자와는 아마 잘 되지 않았지 싶은데. 수억 년이 지나면 지구와 달도 영원히 이별할 테지. 그러는 동안 상처가, 아니 운석 충돌구가 훨씬 더 많은 뒷면은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으며 그렇게 늘 곁에서 도는 다정한 인력, 일 년에 3.8cm씩 멀어지고 있는 달.


영국 록밴드 핑크플로이드가 1973년에 발표한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Dark Side of the Moon>은 서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다. 앨범 타이틀의 ‘dark side’는 달의 뒷면이 아니라 앨범의 콘셉트인 ‘광기’를 의미한다. 이 앨범은 당시 정신이상 증세로 고통 받고 있었던 핑크플로이드의 전 멤버 시드 바렛의 영향이 컸다. (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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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이 다른 배경이다 보니 스릴러의 묘미인 추격 장면이 특히 재미있어진다. 표지 그림을 보고 무섭고 생경하다 싶었는데 무섭고 생경한 게 옳으리라. 우주복과 헬멧 없이 달 표면에 서 있는 사람형상이라니.클리프 데익스트라는 미치광이다. (10)에니스 필즈는 미치광이다. (42)달에서 살아온 이래로 장 피에르 플레장스 역시 미치광이였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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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골고루. 지구를 떠난 설정이라면 이 정도 스케일은 보여줘야 하는 거다. 물론 ‘섹드립’이라고 해야 할지, 몇몇 농담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하기도 하다만.달 배경 스릴러물 &lt;다크 사이드&gt;와 비교해 읽어봐도 좋겠다. 느낌이 아주 많이 다르다. 뭐랄까, 귀엽고…… &lt;마션&gt; 같다! &lt;마션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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