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스 호텔 Smoking

록스 호텔 - 8점
피터 니콜스 지음, 정윤희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Palma’라는 도시가 보이는 저 섬이 마요르카. 스페인. 지중해. 1948년부터 2005년까지 57년에 걸친 이야기. 세 세대의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선명한 캐릭터로 얽히고설킨다. 프랑스, 스페인, 모로코까지 아름다운 지중해와 호텔, 요트, 치정, 아이들의 성장. <13.67>에서 보았던 방식과 같이, 시절을 거슬러 가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감동을 드높인다. 뒤로 갈수록,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좋고 아쉽고 더 읽고 싶어져 아껴가며 읽었다.


추리소설은 아닌데 궁금증을 품고 이야기를 따라가게 하는 맥거핀이, 거슬러 가는 진행과 잘 어울린다. 주연과 조연이 모두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또렷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중해다. 지중해를 못 보았다. 못 보고, 안 보고도 살 수 있지만 세상에. 이렇게 살 수도 있는 거였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 거였다. 바다와 햇볕, 친구와 아이와 어른들, 사교와 사랑, 일상과 일탈과 휴가. 그래, 휴가. 가능하다면 이 책은 모쪼록 휴가 여행 가방에 넣어가길 권한다. 아니면 너무 부러울 거니까.


이 멋진 책의 민폐 517쪽은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면 소나무 아래 앉아서 책을 읽었다. 언제나 즉각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캠브리지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헤시오도스(기원전 8세기 그리스 시인-옮긴이)의 단편집이었다. 충’ 으로 뚝 끝나고 만다. 다음 쪽은 챕터가 바뀌는 간지(間紙). 불시에 메롱 당한 듯 황망해하다가 곧장 RHK 카페에 가입하여 질문 남겼다. 답은 없다. 울진 않았다. 피터 니콜스가 마련해준 따뜻함이 음, 따뜻함이.



“올 거지?”
“응, 갈게.”
“7시.”
“응.”
“알겠어.” 그녀가 말했다.
(…) 그는 다시 부두 쪽을 바라보았고, 이번에는 항구를 따라 길게 이어진 바위들과 먼지 낀 도로를 응시했다.
갑자기 기분이 이상했다. 온몸이 늘어지고, 기운이 빠지는 기분…… 현기증인가? 혹시…… 뇌졸중?
잠시 후, ㅇㅇ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573-574)




 P.S. 다정한 친구님이 보내주신, 문제의 페이지. 고맙습니다.




핑백

  • 술집에서 문득 본 진실 : 해변에서 2016-03-30 22:32:50 #

    ... 국인」에서 보았던 장면과도 만나고, 임박한 마지막 순간에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도 저와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좋았다. 네빌 슈트는 최근에 본 『록스 호텔』에서(조차) 언급되었다는 사실. 소설 속 주인공 루크(스카이워커 아니다)가 사고로 바다에 빠져 기약 없는 구조를 기다리며 물에 떠 있는 동안, 작품을 다 ... more

덧글

  • 측근 2016/03/22 08:40 # 삭제 답글

    아, 역시 측근님은 빠르시네요. 벌써 읽으셨어요. 저는 언젠가 사야지, 하고 보관함에만 넣어두었는데요...
  • 취한배 2016/03/22 13:57 #

    측근님 오랜만! 김빠지게 한 게 아니면 좋겠네요, 잉. 측근님 보관함 책 이제 한 천 권쯤 되려나요?ㅎㅎ
  • 2016/03/22 13:5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취한배 2016/03/22 14:01 #

    아이고, 빨라라요. 그리고
    (말은 못하고)ㅠㅠㅠㅠ
  • 측근 2016/03/22 20:01 # 삭제 답글

    악속을 하루도 지키지 못하고 저 오늘도 술마셔요 ㅜㅜ 오늘은 스파게티, 피자 안주에 와인!!
  • 취한배 2016/03/23 11:05 #

    약속을 하루도 지키지 못하고에서 ㅜㅜ 했다가 스파게티, 피자에서 @@!! 맛있게 먹고 마시면 약 될 거예요, 아무렴요. ㅎㅎ
댓글 입력 영역


moon

CURRENT MOON

뉴스타파

알라딘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