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NoSmoking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동양북스(동양문고)


회피형 인간이어서 그렇단다. 애착 장애. 근데 왜 혼자가 편하면 안 되는 거지? 혼자가 ‘불편’한 게 오히려 문제 아닌가 싶은 게, 어느 정도 회피형 인간인 내 생각이다. 어떤 증상에 대해 이름붙이고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환자’가 대폭 느는 그런 현상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약간 산만한 아이들이 덜컥 ADHD환자가 되어버리는 것과 같은.


물론 제목처럼 ‘혼자가 편한,’ 편하기만 한, 평화로운 사례들을 저자가 거론하는 건 아니다. 대인관계가 힘들어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장애를 겪었던 유명인들의 경우까지 들먹이며 ‘이렇게 극복했다’는 식. 내 얘긴가 싶다가도 어느새 네 얘기가 되고, 따라서 정답 아닌 듯 밍밍하지만 당연히 정답인 ‘도망치지 말고 과감히 맞서라’


,가 한 줄 요약. 안전기지 역할을 하는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게 그 방법일 거고 ‘안정된 애착 성향을 가지려면 우선 환경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어야 하며 응답성과 공감성을 가진 대상이 존재해야 한다. 뭔가를 요구하면 그것에 반응해주는 것이 응답성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기분을 존중해주는 것이 공감성이다.’(053)가 세 줄 요약.


회피형 인간이 늘어가고, 그에 따라 결혼율, 출산율 저하에 1인 가구가 많아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가 우려하는 점은 무려, ‘인류 멸망.’ 순수하다. 순수할까? 환자임을 순순히 인정하고 나(저자)같이 유능한 상담자에게 치료 받고 ‘남들처럼’ 종족번식에 기여하고 성공하라는데. 별로. 회피형 인간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은 안정적으로 둘을, 셋을, 넷을 지향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유사 이래 지금까지 그 많은 관계와 사랑과 애착들. ‘나는 왜 혼자가 불편할까’가 제목이 아닌 이유로만도. 결혼율, 출산율 저하와 1인 가구 증가는 회피성 애착 장애, 즉 자기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훨씬 많음 또한, 현대인인 내가 알고 있다. 사회제도, 복지정책 같은 거.


심리학책에 대고 정치 얘기하고 앉았다. 회피형 인간인 주제에. 안정형은 안정형대로, 불안형은 불안형대로, 회피형은 또 회피형대로 나름의 좋은 점과 예민함이 있을 것이다.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그로 인해 고통을 당한다면 모난 부분을 깎을 수도 있을 테고. 그러니까, 유난 떨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서로 ‘응답하고 공감’하는 배려 정도면 되지 않을까. 인류 멸망은 적어도 회피형 인간 때문일 거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전쟁은, 핵은, 환경오염은, 외계인은 어쩌라고.


부록으로 실린 ‘애착 성향(안정형/불안정형/회피형/미해결형) 진단 테스트’에서 내 경우 B, C, A형이 순서대로 나왔다. (B , C ≫ A)   B, C, A형이 각각 무슨 유형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빤하지만, 프라이버시.


13. 옆에 없게 되었어도 그 사람을 오랫동안 계속해서 생각하는 편입니까? 아니면 다음 사람을 곧바로 찾는 편입니까?
① 그 사람을 계속 생각하는 편이다
② 다음 사람을 찾는 편이다
③ 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 없다
(272, ‘애착 성향 진단 테스트’ 중)







덧글

  • 라비안로즈 2015/11/06 10:04 # 답글

    혼자가 편한게 잘못은 아닌데 말이죠..
    근데 점점 현대사회는 혼자서도 잘 살수 있도록 여러 놀이가 많아진것 같애요.
    그러면서 혼자있는게 잘못으로 몰아가는 사회가 이상한것 같애요.

    아니 혼자일 수밖에 만들어놓고 꼭 같이 살라는 사회가 이상하죠~
  • 안취한배 2015/11/06 11:41 #

    혼자가 심각하게 불편한 사람이라면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건 사실일 겁니다, 그죠? 그러나 라비안로즈 님 말씀처럼 ‘정상’을 정해놓고 나머지는 ‘비정상’이라는 사회분위기가 이상하고 전체주의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이벤트 꼬라지 보셨어요? 단체미팅;; 교미시켜서 새끼 뽑아내려는 가축업자도 아니고 말이죠. 촌스럽고 민망해서 원. 뾰족한 글에 의견 보태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락방 2015/11/06 15:07 # 삭제 답글

    인용한 질문에 대해서라면 저는 3번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계속 생각나지만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생각나지 않기도 하니까요. 음, 이건 제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겠죠. 얼마나 좋아했느냐에 따라서. 보통은 다른 사람을 빨리 찾는 편이긴 하지만, 실상은 없어도 저 사는 데는 문제는 없는 것 같아요.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재미있게 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저는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편한 걸로 치자면 실상 편한 거는 혼자가 제일이죠. 쇼핑도 밥 먹는 것도 영화 보는 것도 혼자가 짱이죠! 그냥 제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니까요. ㅎㅎ
  • 안취한배 2015/11/06 21:10 #

    이 질문 3번에는 아무 설명이 없네요. 근데 제가 아는 다락방 님이라면 그 누구보다 확실한 '안정형 애착' 유형인 것 같아요. 건강하고 사교적이고 친절하고 다른 사람의 호의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또 그만큼 베풀고.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을 좋아하고, 심지어 회피형 인간까지도 품으실 수 있고.ㅎㅎ
    그죠,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어쩌면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일일 텐데 상호간 그 정도 배려만 있어도 굳이 '회피형 환자'로까지 이름붙이지 않아도 될 듯요. 요 아래 김연수 작가 책에 이런 유명한 말이 있죠.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 달을향한사다리 2015/11/06 17:45 # 답글

    저도 회피형 인간;; 근데 도망치는 게 뭐가 나쁜가요? 물론 '도망치는 내가 싫어'라는 사람들에게는 '도망치지 말고 맞닥뜨려'라고 얘기해줄 수 있겠지만, 도망침으로써 얼마나 많은 싸움과 에너지 소모를 예방할 수 있는데! ... 뭔가 초점이 안 맞는 듯한 댓글이네요ㅠ

    마지막 질문은, 저는 1번! 근데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쌓여가요;; 이러다 성층권에 뚫겠어요 ㅋ
  • 안취한배 2015/11/06 21:12 #

    '사교적이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라'라는 좋은 글로 볼 수도 있는 책인데, 비뚤어진 제게로 와서 이런 리뷰를 당했네요. 도망쳐도 괜찮아요. '안전기지'가 한 군데만 있다면 회피형이어도, 불안형이어도 괜찮으리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꾸 평균으로, 남들처럼, 유별나지 않게, 라는 뉘앙스가 제게는 좀 와 닿지 않았어요.
    1번 답은 '안정형 애착'이라 합니다, 저와 같은. (이렇게, 회피형이어도 안정애착이 조금씩은 다 있는) 성층권 뚫으시면...ㅋㅋ
    사다리 님 덧글에 답하려고 테스트한 걸 다시 찾아보니, 제가 줄을 착각해 계산을 완전히 잘못했네요? 본문 수정해야겠어요.ㅜㅜ (훨씬 '몹쓸' 인간으로 밝혀져. 어쩐지 이상하더라니까효;)
  • 공뇽 2015/11/06 18:53 # 답글

    회피형인간이 회피해서 행복하다면 그만 아닌가요. 그걸 굳이 왜 극복 해야하는지..ㅋㅋ 물론 극복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냥 회피하는 상태로 만족할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ㅋㅋㅋ 전 2번하면서 1번도 하는데.. 그럼 3번인가요??ㅋㅋㅋ
  • 안취한배 2015/11/06 21:14 #

    회피형 인간이 스스로 만족하고, 남에게 고통을 주거나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면 저도, 그건 그 사람의 개성이나 성격 정도로 봐도 될 듯하다는 생각이랍니다. 2번하면서 1번도 하시면...ㅋㅋ 그러니까요. 심리 테스트 애매한 경우가 많죠. 그러나 결과는 짤없어서 1번은 안정형 애착, 2번은 불안형 애착으로 분류된다 하네요.
  • 유빛 2015/11/07 15:29 # 삭제 답글

    저자에게 고통스러운 사회가 회피형 인간을 만든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러니까 '좀 열심히 해봐'라는 게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걸...
  • 안취한배 2015/11/07 15:39 #

    저자 말대로 회피형 인간이 점점 늘어나서 인류종말을 걱정할 지경이라면 정말, 맞는 말씀이네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헬?)의 문제라는 거요. 어째 점점 더 이 책을 디스하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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