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속임수 그리고 사기극 <과학 이야기> NoSmoking

과학 이야기 - 8점
대릴 커닝엄 지음, 권예리 옮김.해설/이숲

 

가설에서 출발, 실험을 거쳐 몇 번이고 재현되고, 동종 전문가들의 인증을 받고 설립되는 것이 과학적 진리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믿었던’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다른 반증이 나타나면 수정하거나 폐기하고 자신의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 과학자이든, 그 ‘진리’를 기본전제로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관조자이든.


거대자본의 힘에 굴복하여 비양심적으로 실험을 조작하는 과학자들과, 거의 종교적 신념으로 비과학적인 현상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일으킨 몇 가지 사건들이 실려 있다. ‘전기충격요법’에서 시작하는 목차를 보고 당장 내가 좋아할 도서임을 알게 된 경우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가슴 아프게 목격했던 그것 말이다. 목차는 ‘동종요법,’ ‘웨이크필드 사건의 진실,’ ‘달 착륙 조작설’ 등으로 이어진다.



의학, 우주과학, 기후변화, 진화론까지 두루 거치지만 어려운 얘기 하나도 없고 네모 얼굴을 한 캐릭터도 정겹다. 사진을 섞어가며 짤막짤막하게 사례들을 잘 보여준다. 대릴 커닝엄이 본문에서 깔끔하게 전해준 얘기를 반복해 설명하는 챕터별 해설은 약간 과도하게 친절한 느낌이긴 하지만 ‘대체의학’이나 미신적인 추종을 경계하자는 과학적인 목소리는 언제나 옳고 좋다. 


이런 제사(題詞)로 시작하여


“누구나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만의 사실을 가질 수는 없다.”
-마이클 스펙터


이렇게 맺는 간결한 그림책. 과학 이야기에 있어 ‘거짓말, 속임수 그리고 사기극’이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저자의 <정신병동 이야기>도 아직 쳐다만 보며 침 흘리고 있었는데 최근작이 또 있다. 이번엔 경제!다. <수퍼크래시>(이숲, 2015) 고맙고, 보고 싶다.


과학은 신념이나 관점의 문제가 아니다. 훌륭한 과학은 실험하여 확인할 수 있고, 재현할 수 있으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다. 과학으로 입증되지 않은 것이 하나둘 물러나고 결국 남는 것을 우리는 ‘진리’라고 부른다. -2012년 1월 요크셔에서 대릴 커닝엄.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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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옮김, 함병주/이숲치매, 망상, 자해, 반사회적 인격장애, 조현병, 천재와 광인, 양극성 장애, 우울증, 자살 충동 그리고 ‘나의 이야기’까지가 내용이다. &lt;과학 이야기&gt;로 만났던 대릴 커닝엄이고 네모 얼굴 캐릭터도 여전하다. 대단한 인내심이 요구되는 정신병원 노동의 고충도 보이지만 그보다 환자의 고통을 이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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