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당신이 좋아서 NoSmoking

어쩌다 당신이 좋아서 
천양희 외 지음/곰
 

간질간질해서 혼났습니다. 어쩌다 당신이 좋아서 쓴 편지가 어쩌다 좋은 당신이 없는 눈에는 간지러운가보다, 했습니다. 이 간지러움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장 심각한 표정을 한 두 사람 간의 인력이 어쩌면 사랑일까요. 어쩌다 당신이 좋아서가 어쩌다 내 읽지 않은 책무더기 속에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어쩌다 좋아진 누군가가 있었던 때에 사두었던 게지요. 그게 누구였는지 모릅니다. 아니, 아는데, 어쩌다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알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해보아야, 그래서 집중해보아야 알게 되니 말입니다. 알게 된 후 나의 심각한 표정-간지러움도 끝났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뭘까, 저 가슴 깊은 곳에 있는 그 무엇을, 나도 잘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툭, 하고 건드려보는 것
사랑을 한다는 건 뭘까, 그것 역시 우리가 알 수 없는 아득한 그 무엇을 서러움 없이 툭, 하고 만졌다가 그리워하고 또 서러워졌다가 후회도 하고 안도도 하며 그렇게 열렬히 자기 마음의 불꽃을 태우는 것
(40 ‘먼 그대에게’ 박정대)



뒤에 실린 손편지 중  박정대 시인의 글씨가 내게는 가장 친숙했습니다. 외람되지만, 그리고 물론 박정대 시인의 글씨가 훨씬 더 멋지지만, 스무 가지 필체 중 내 글씨와 가장 닮았기 때문입니다. 필상학적으로(도), 박정대 시인을 미리 좋아해봅니다. <모든 가능성의 거리> <삶이라는 직업>을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이제니 시인도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상하고 외로운 소실점’이 꿈처럼 그려집니다. 멋지고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편지였습니다. 내용과 글씨가 참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다 당신이 좋아서 가장 심각한 얼굴로 언제 또 다시 내가 간지럽히는(?) 사람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당분간은 아닙니다. 씻으러 갑니다. 벅벅 긁고 돌아와 독한 술이나 마실 겁니다. 이 글이 간지럽다는 사람 있다면, 울어버릴 겁니다.




덧글

  • 2015/08/24 20:26 # 삭제 답글

    오호.. 저도 박정대시인의 글 보면서 배님이 필사하거나 뭐 쓰신 글인 줄. 정말 필체가 비슷하네요. 본인도 인정하신 걸 보니, 또한 그것이 박정대시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라니 괜히 기쁩니다!
  • 취한배 2015/08/24 20:57 #

    필체 비슷함을 인증 받으니 이렇게 기쁠 수가! 제가 수전증만 좀 덜해도 훨씬 더 비슷했을 텐데요. (아- 어쩌면 박정대 시인도 손을 떨어서 저와 비슷한?;) 포 님도 박정대 시인 좋아하시는 거지요? 헤헤헤- 저도 곧 영접하겠습니다.
  • 다락방 2015/08/25 08:39 # 삭제 답글

    하하하하 글 읽기 전에 일단 박정대의 저 글씨 사진만 보고 측근님이 저 보라고 뭐 쓰신 줄 알았어요. 아니었네요. 하하하하하.
  • 다락방 2015/08/25 08:40 # 삭제

    착각은 자유 (울어버림) ㅜㅜ
  • 취한배 2015/08/25 23:31 #

    잉 (비록 제가 쓴 건 아니지만) 측근님 보시라고 올린 것도 맞지요. <모든 가능성의 거리>에 측근님의 페이퍼가 수두룩하더만요. 저런 글씨의 소유자 시인님이시라고요. (웃어버림)희희희. 이유경 작가님 (몽블랑!) 글씨 또한 멋지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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