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인간 Smoking

지하인간 - 8점
로스 맥도날드 지음, 강영길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소름>이 1964년작이고 <지하인간>은 1971년에 나왔다. 가족과 세대를 다루는 긴 호흡은 비슷하고 후자에서는 불안정한 영혼이 더욱 많아 보인다.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아이가 불안정한 어른이 되고 그들이 또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그 아이는 또... 그 순환을 끊고자 직업적으로나 양심적으로나 개입하여 진상을 밝히는 루 아처. <소름> 이후 7년쯤 흐른 건가, 근면하고 인간을 믿고 정의로운 이 사설탐정에 나는 여전한 사랑과 신뢰를 갖게 된다.


부모도 완벽하지 않다. 어릴 때 까마득하게 완전하고 성숙해보이던 어른, 그 나이가 되어보면 뭐야, 고작 이렇게 준비되지 않고 미성숙한 존재가 부모였단 말이야? 하게 되면서 알게 된다. 부모도 한때 아이였고 ‘완전한’ 어른을 믿었고 생각과는 달리 준비 없이 어른이, 부모가 된다는 것. 어른스러운 척, 완벽한 부모인 척할 필요 없다. 내 아이는 내 소유가 아니다. 나도 너와 같이 배우고 경험하고 성숙하고 있는 중인 한낱 약한 사람일뿐이라는 소통과 대화가 안정적인 세상을 만든다. 로스 맥도널드의 따뜻함은 이 미성숙한 어른, 그 대물림, 세대를 넘나드는 상처를 다룬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니면 누가 그 애를 돌보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거칠고 비참했다.
“그는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서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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