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Smoking

마션 - 10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웃다가 결국 울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자자, 진정하시고- 류의 ‘옮긴이의 말’이 없는 것도 좋다. 능청스러운 문장과 통통 튀는 유머까지도 잘 전해지는 깔끔한 번역으로, 옮긴이는 말을 온전히 다 하신 듯. 오늘 서울 기온 34℃. 화성 평균 표면대기온도 -23℃. 피서라면 화성 정도는 다녀와야.


마크 와트니를 화성에서 생존하게 하는 데에는 과학자로서의 상식과 지식도 있지만 무엇보다 상상력이 큰 몫인 듯 보인다. 동료 비행사 마르티네스의 대사처럼.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569) 와트니는 아마 호기심으로라도, 유머를 위해서라도 죽지 않을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영화 포스터로 포장된 탓에 맷 데이먼의 진중한 얼굴이 와트니에 겹쳐지는 게 나는 좀 덜 좋았지만 (그보다는 주황색 표지의 귀여운 얼굴이 훨씬 좋다) 그것을 다 상쇄하고도 남는 재미다.


나는 마르티네스의 침대를 풀어 경량 끈을 밖으로 갖고 나온 다음, 트레일러 외곽에 내가 재단하려는 모양대로 붙였다. 물론 덕트 테이프는 거의 진공에 가까운 대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덕트 테이프는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다. 덕트 테이프는 마법이며 숭배해야 마땅하다. (361-362)



출처 Wikipedia



기념으로 덕트 테이프마저 갖고 싶을 정도다. 모르스 부호도 배우고 싶고 감자도 재배하고 싶... 아, 미안. 와트니 박사에게는 ‘감자’가 금기어일 듯. 한편, 내 냉장고 태양계 마그넷 화성은 이렇다. 파란 지구와 목성 사이 불그스름한 동그라미. 더구나 저 문 안에는 맥주도 있다. 와트니가 지구로 돌아가면(오면?) 동료 모두에게 사주겠다던. 더운 지구인들이라면 앤디 위어+와트니의 화성으로의 초대에 응해보시길 권한다.





그렇다. 나는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597-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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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5/09/03 00:51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마션 리뷰 (다시) 보러 왔습니다.
    ㅋㅋㅋ
    이거 보고 싶어요.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네요. 음악 선곡도 좋아요. 데이빗보위 라이프온마스 한참 들었었는데.. 오랜만에 반갑네요. 온 김에 한번 더 들어야지.
  • 취한배 2015/09/05 00:39 #

    ㅋㅋㅋㅋ안냐하세염~
    저는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번역도 마음에 들었고요. 데이빗 보위 포함 화성 관련 음악들이 작품에 언급되기도 하능데 (주인공이 선택한 곡은 다른 거라지요) 저는 처음부터 간지 데이빗 보위! 포 님께 저도 마션 강추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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