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스 Smoking

 
타나토스 - 8점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장정일 해설/이상북스
 

레이코와 야자키는 사랑이었을까. 지배-복종의 SM 섹스는, 마약은, 기억은, 질투는, 상처는. 독백 또는 방백 같은 진술들은 온통 ‘에로스’인데 제목은 ‘타나토스’다. 에로스이다가 타나토스, 결국 타나토스일 수밖에 없는 에로스. 말장난이 아니라, 사랑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저 관계의 끝, 부재는 죽음과 다름없다. 상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과정, 다른 말로 애도에도 어떤 격정이 필요하다면.


죽음을 받아들이듯이, 나는 너의 부재를 받아들였어, / 우리는 어느 때부터 아무 관계도 없어, / 너는 지금을 같이하는 사람과 (누군가는 모르겠지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돼, / 나의 부재를 받아들여. / 야자키. (75-76)


어떤 격정을, 정신착란과도 비슷한 애도를 무라카미 류에서 나는 읽는다. 틀려먹은 독서일까, 답은 있는 것일까, 온 세상 호텔을 거치며 지시하고 복종하고 벗고 보고 핥고 빨고 싸고 먹고 마시는 관계는, 레이코와 야자키는 사랑이었을까, 그게 무어 중요할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두 사람을 향해 미소’(245) 짓는 레이코를 마지막 장면으로 본 것으로도 충분하다면, 한 때의 내 격정과도 비슷하군, 느꼈다면.


상처를 치유한다는 유행을 난 좋아하지 않아, 상처는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 거야,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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